해월의 시조/오늘의 시조

오늘의 시조 (2월 - 2)

채현병 2017. 2. 25. 13:17

海月 채현병   '17. 2. 25. 12:55  

무너져 흩어지고 흩어져 텅빈자리
가만히 파헤치니 모두가 깬돌이다
저 돌들 다시 재울 땐 나도 재워 주리라

* 석촌동 고분군 발굴현장에서


海月 채현병   17. 2. 25. 15:01  
석촌동 제1호분 허문 듯 허물다 만 듯
옛자취 남았으나 품세는 간 곳 없다
어즈버 세상만사를 탓할 이가 있으리

* 石村洞 第1號墳


海月 채현병  17. 2. 26. 11:07  
비움이 채움이요 채움이 비움이라
般若로 비워두고 摩訶로 채워두니
東西를 두루 꿰뚫어 到彼岸에 이르네

* 般若心經


海月 채현병  17. 2. 26.  12:23  
솔바람 자아내며 오동통 크시더니
어느새 입술벌려 사랑가 부르시곤
다 익어 떨어진 뒤에도 솔솔솔솔 풍기네

* 솔향



  海月 채현병  17. 2. 26. 17:09  

때로는 예각으로 때로는 둔갹으로
나란히 붙여가니 우리의 사랑이다
心心桶 두드려 가며 사랑노래 부르자

* 心心桶


海月 채현병  17. 2. 27.  10:01  
그것은 발이었다 한 평생 지탱해 줄
그것은 발이었다 이 세상 누비고 말
핏줄을 통통 튕기며 부풀리고 있었다

* 발


  海月 채현병  17. 3. 2. 18:23  
文孝로 세운 墓域 忠孝로 재건하여
三義士 모셔놓고 金九先生 모셨으니
思無邪 毋不敬이라 길이길이 받드리

* 孝昌公園에서


  海月 채현병  17. 3. 3. 19:57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가뿐하게
시각을 자극한다 오감을 건드린다
관능도 예술이어라 휘휘잡아 끄시네

* Pop art


海月 채현병  17. 3. 3. 20:44  
아이쿠 깜짝이야 까맣게 차려입고
하얗게 웃는 얼굴 저 님은 누구실까
게다가 한국말까지 유창하게 잘하네

* 묘령의 아가씨


海月 채현병  17. 3. 3. 21:15  
상처난 조각들은 저만치 혼자 있고
조각난 추억들은 떼지어 몰려있네
아아아 이러구서도 흔적이라 할까나

* 痕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