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오늘의 시조

오늘의 시조 (3월 - 2)

채현병 2018. 3. 22. 11:19

  海月 채현병  2018. 3. 22.   11:17  

그 옛날 점순이가 나에게 안겨오듯
황방울 터뜨리며 단숨에 달려오네
동장군 밀쳐내고서 나를 따라 오시네

* 생강나무꽃



 海月 채현병  2018. 3. 23.  20:30  

裸花가 아니래도 裸花라 하신 뜻은
春羅로 가린 마음 조금씩 열어두고
이른 봄 꽃샘추위를 녹이시려 함일레

* 영춘화 피우는 뜻


海月 채현병  2018. 3. 24.  10:39  
뒤꿈치 살짝 들고 등뒤로 다가선 님
양팔을 뻗치고도 눈가리지 못한 사연
그 뉘가 알아주리오 그대 향기 있으매

* 길마가지나무꽃


海月 채현병  2018. 3. 27.  22:09  
三老堂 둘러보며 봄빛을 헤아리니
老梅花 한두송이 입만 벙긋 하다가
老樂堂 처마 밑으로 숨어들고 말더라

* 雲峴宮의 봄


  海月 채현병  2018. 3. 27.  23:25  

한 화분 골라내어 물가에 놓아두고
꽃 한포기 심어두고 정성을 다들였지
꽃필 날 기다리면서 한 평생을 보냈지

* 이임순 화백 추모전에서


海月 채현병  2018. 3. 28.  22:31  
마파람 분다해도 아직은 외진 바람
시스루 걸쳐 입고 해안을 거닐거니
파르르 떨리는 입술 내안같아 슬퍼라

* 팥꽃나무꽃


海月 채현병  2018. 3. 29.  23:20  
백운산 기슭아래 백구가 날아들고
하늘길 열린새로 서기가 뻗쳤으니
푸른 꿈 키워 나가자 운서초교 만만세

* 운서초등학교 정가공연장에서


海月 채현병   23:50  
戰慄이 이는 소리 들어들 보셨는가
毛孔을 들썩여서 突兀히 부풀다가
點字板 만져나가듯 墨硯속에 빠졌소

深淵에 잠긴 마음 품어들 보셨는가
무겁게 沈潛하다 冷流에 휩싸이듯
毛骨이 悚然도 하여 잠시 눈을 감았소

가늘게 눈을 뜨고 쏘아들 보셨는가
筆跡의 부활속에 온몸이 경직되어
두 눈을 감지도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소

* 어느 書翰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