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뜨락/조경과 자연미

조경특허 6개나 딴 청년 / 박병찬 : "녹색환경에 미쳤거든요"

채현병 2011. 6. 30. 11:21

 

조경 특허 6개나 딴 청년 "녹색 환경에 미쳤거든요"

 <입력 : 2011.06.29 00:26>

"남과 다른 걸 해보고 싶었어요. '녹색'에 제 인생을 걸었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폐막한 '대한민국 조경박람회'에는 특이한 참가자가 있었다. 갓 스물한 살 박병찬(서울대 자유전공학부 2년)씨다. 그는 "어릴 때부터 조경에 파묻힌 괴짜가 자라면 나처럼 되는가 보다"고 했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그는 이번 박람회 최연소 참가자다. 도심의 방음벽이나 담장에 담쟁이덩굴 등을 심은 '녹색토담'을 선보였다. 박씨는 고교 시절 입시와 조경 공부를 '병행'했다. 도로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에 심는 식물 등 특허도 6건이나 따냈다. 학생과학발명대회의 단골 수상자였다.

하지만 기술을 개발했어도 시제품을 만들 돈도, 설치해 볼 땅도 없었다. IMF 외환위기 때 집을 판 뒤 가족 전체가 어머니의 피아노학원 한편에서 사는 처지여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고3 때 무작정 콘크리트 업체들을 찾아가 시제품 좀 만들어 달라고 졸랐어요. 수도 없이 문전박대당하다가 파주에 있는 한 업체와 연결됐어요. 공무원들을 찾아다닌 끝에 대전의 한 주차장에 설치공간도 구했고요." 1년 뒤 벽에 식물이 무성해졌다. 흙이 부족해 식물이 한 해를 못 넘기던 기존 제품들의 문제점을 실험을 거듭해 보완한 제품이라고 했다.

그는 2009년 서울대에도 특기자 전형으로 합격했다. 자유전공학부 관계자는 "학업성적도 우수했지만, 남다른 관심과 특기를 가진 점도 높게 평가했다"고 했다. 지난봄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금을 받아 '그린스테이션'이라는 회사도 차렸다. "녹색이 제 미래입니다. 또 모두의 미래잖아요. 전 그렇게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