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방송> 우면골 상사디야 방송
채 수의 고사
고전코너 ‘신 명심보감 --- 예술가와 부끄러움 채수의 고사
’
놀보) 이 시간은 마음을 밝혀줄 보배로운 거울같은 ‘명심보감’을
새롭게 풀어보는 ‘신 명심보감’ 자리입니다.
초란) 초란 고전속에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며 마음에 양식을 쌓아보는
‘신 명심보감!’ 오늘은 고전 속에 어떤 구절인가요?
놀보) 조선 전기의 문신이면서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던
채수의 예술가 논평 고사 돌아볼까 합니다.
초란) 채수라는 인물은 조선 세종 때 낳아서 중종 때까지
오랜 세월 요직에도 오른 인물 아닌가요?
놀보) 초시 복시 전시를 장원한 인재이기도 했구요.
이조정랑 때는 음악에 조예가 깊어 지금의
국립국악원이라 할 장악원을 이끌기도 했었죠.
초란) 그런 채수가 예술가에 대해 어떤 논평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혹시 오며 가며 기녀들 여흥 속에 나온
잡담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구요.
놀보) 채수가 남긴 ‘송도에서 노닐다-유 송도록’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박연폭포로 유명한 개성 천마산쪽을
유람하면서 당대 풍류객들이 함께 나섰는데
구공이란 분이 흥이 도도해서 거문고를 연주하고
다른 풍류객도 악기며 노래를 하고 있는데
자진이란 인물이 거문고를 가로채 연주하는데
요즘으로 치면 즉흥연주를 했던 모양입니다.
초란) 구공이란 인물은 당대 알아주는 거문고 풍류객이었던
모양이군요. 그 구공의 거문고를 가로챈 자진이란 분은
취흥이 너무 도도했던지 그냥 흥이 나는대로로
♬술기둥다리 동다리 아그둥 술기동 했던 모양이군요.
놀보) 자, 거문고 가락이 아니라는 걸 좌중이 다 알면서도
얼씨구, 그렇지 추임새도 넣어주면서 흥을 깨지 않고
가는데 거문고 풍류객 구공이란 분이 살짝 엉터리
즉흥연주를 한 자진에게 한마디 했었죠.
구공(여--성독조) ♬학예자 유 무치즉 가성이라 군지금 종 대성의럿다
놀보) 예술을 배우는자가 부끄럼이 없어야 성공하는건데
지금 당신 거문고 보니깐 앞으로 크게 대성하것구랴.
초란) 예술가가 부끄럼이 없어야 성공한다. 이런 말이
그때도 나온 말이었군요. 연기자나 가수나 예능쪽이거나
이 부끄러움 이거 극복하려고 애들 쓰잖아요.
놀보) 제대로 된 거문고 연주자에게 거문고를 뺏어다가
엉터리 연주를 했다. 얼마나 뻔뻔합니까. 한편으로
얼마나 흥이 났으면 그랬겠느냐. 그걸 역설적
농담으로 돌려 준 구공의 말에 당시 좌중이 다 웃었거든요.
구공 (여--농담조) 여보게 예술 하려면 부끄럼을 몰라야 한다는데
자네 거문고 보니깐 대성하겠네 그랴. 아 더 타지 왜?
놀보) ‘학예자 무치즉 가성’ 이란 말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에
따라 예술을 지향하는 마음도 달라지겠지요. 어떤 작품과
행위에 대해 온 세상이 다 부끄러워 하는데 자기 혼자
낄낄대며 부끄러운 줄 모르면 온전한 정신이겠냐구요.
초란) 하지만 표현하는데 있어서 부끄러움 때문에
속에 자라는 새싹이 자라지도 못하게 된다면 그쪽 창문은
열어줘야하지 않을까 싶구요.
놀보) 자, 채수가 전해 준 그 한구절 이 시대에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예술을 배우는자 부끄러움이 없어야
성공한다!’ 혹여 이런 말을 선정적인 곳으로 몰고가선
초란) 안되고 말고요. 적극적으로 해석하는건 어떨까요?
오래묵힌 작품 부끄러운 줄 알면서도 당당히 내놔 보자.
놀보) 부끄러움을 너무 몰라도. 부끄러움에 너무 짓눌려도
안되겠지요. 채수가 전한 그 한마디 이시대 어찌봐야할지
초란) 오늘 ‘신 명심보감’ ‘채수’에 대한 고전 자료는, 인터넷
‘다음 카페’ ‘우면골 상사디야’로 들어가셔서 참고해 보시구요.
놀보) 좋은 자료나 담론은 ‘우사모’ 카페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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