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시조

인평대군 저택 상량문

채현병 2014. 7. 24. 18:20

                  인평대군댁麟坪大君宅 상량문上樑文

                                                                                                                  海月 채현병

 

 

 

                  거북에 물어보니 낙양洛陽의 승지勝地일레
                  아래를 굳게 하고 위쪽을 손질하니
                  양궁 은총恩寵을 받아 백년복록百年福祿 누리리

 

 

 

                    * 麟坪大君新第上樑文 : 계곡선생집에 전문 수록
                    * 麟坪大君宅 : 夕陽樓(현재 이화장 일대). 규모가 크고 화려한 건물로 유명.

                                         집 뒤 바위에는 강세황이 쓴 '紅泉翠壁'이라는 글씨가 있었음.

                    * 宮 : 창덕궁과 창경궁

 

                                                                                         (인평대군방전도 / 규장각 소장)

 

계곡선생집(谿谷先生集) - 인평대군의 새 저택에 대한 상량문[麟坪大君新第上樑文]

 

  집터를 물색하며 거북이에 물어보니 바로 저 낙산() 언덕을 점지하였다. []가 반으로 나뉘어 두 갈래로 흐르는 이곳이야말로 평소 낙양() 동촌(東村)의 승지(勝地)로 일컬어져 온 곳으로서 거리가 또한 금어(禁籞 비원(祕苑)을 말함)와 가까워 멀리 천극(天極) 북신(北辰 북극성)의 존엄한 처소를 우러러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에 기공식을 마치고 나서 곧바로 공인(工人)들이 작업에 착수하였는데, 다시금 듣건대 노위()처럼 사뭇 가깝다 하니 당체(棠棣)의 아름다운 정의(情宜)를 더욱 알 수 있겠다. 누각 세우고 연못 팔 필요 없이 높은 덴 높게 하고 낮은 덴 낮게 하며, 오직 대[]가 들어차듯 아래를 굳게 하고 소나무 무성하듯 위를 치밀히 손질하여 비 새고 바람 불 염려만 없게 했다.

 

  그리고 위엔 왕골 기직, 아래는 대자리 깔아 종 치는 소리 듣고 모여들 와 식사하게 하였다. 차공(次公)이 조심하며 몸을 단속한 것이야말로 잠규(箴規)라 할 것이요, 장로()가 ‘으리으리하다.’고 한마디 함으로써 선송(善頌)과 선도(善禱)가 다 같이 이루어졌다 하겠다. 이에 나름대로 옛사람들이 진술했던 뜻을 사모하여 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공을 기려 볼까 한다.

 

  삼가 바라노니 들보를 올린 뒤에 집안과 나라 환락을 같이하고 몸과 마음 다 같이 편안해지시기를. 동쪽과 서쪽으로 마주 향해 서 있는 집, 하늘 위의 삼신(參辰)을 비웃는 듯 보이는데, 형님은 질나발 아우는 피리 불며 인간 세상 깊은 낙 모두 다 누리시라. 양궁(兩宮)의 은총 듬뿍 받아 백 년의 복록 향유하고 후손에 이르도록 아름다운 명성 떨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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