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일기
채해월
추석날 오후들어 나들이를 나갔지요
수많은 인파속을 헤집고 헤집어도
아는 척 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네요
나 혼자 언덕길을 힘들게 올랐어요
까치발 내딛고서 살랑대던 코스모스가
왜 이제 오셨느냐며 도리질을 하네요
수많은 인파속을 헤집고 헤집어도
아는 척 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네요
나 혼자 언덕길을 힘들게 올랐어요
까치발 내딛고서 살랑대던 코스모스가
왜 이제 오셨느냐며 도리질을 하네요
그래도 머뭇대니 꿀단지 꺼내놓고
마음껏 잡수래요 원 없이 잡수래요
오늘은 추석날이니 원 없이 잡수래요
* 추석날 오후에 올림픽공원 들꽃마루 언덕에서(2019.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