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난화도山上蘭花圖
海月 채현병
새벽길 걸어나와 산허리 잡았는가
수줍어 뒤돌아서 잎새로 숨었는가
제화시題畵詩 올려놓고서 낙관 하나 찍었네
* 題畵詩 : 鄭板橋의 詩
山上蘭花向曉開 / 산 위의 난초꽃은 아침에 피나
山腰蘭箭尙含胎 / 산허리 난초꽃은 아직 봉올타
畵工刻意敎停畜 / 그린 사람 뜻한 마음 더디 피란 것
何苦東風好作媒 / 동풍만 수고로이 사이에 넣나.
此是幽貞一種花 / 이는 그윽하고 청순한 한 떨기 꽃
不求聞達只煙霞 / 알려지기 싫어서 연하에 숨다
采樵或恐通來徑 / 오가는 나무꾼 혹시 길 낼까
祗寫高山一片遮 / 높은 산 하나 그려 막아 놓았다.
* 山上蘭花圖 : 秋史 金正喜 作 (蘭盟帖 23面 중 9). 지본수묵. 27.0*22.9cm. 간송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