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동은입사발高麗靑銅銀入絲鉢
海月 채현병
늘어진 가지마다 오언시五言詩 달아두고
펼쳐진 잎새마다 인연因緣을 새기시니
은입사銀入絲 아니라 해도 법당法堂안에 들겠네
* 靑銅銀入絲鉢 : 클리브랜드미술관 소장. 고려13~14세기 작. 높이 17.0, 입지름 28.3Cm.
지금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형식의 청동발로, 여의두 무늬로 꾸며진 4개의
원 안에 새겨진 五言詩와 그 사이사이에 포도넝쿨을 잡고있는 童子그림 등
몸체의 여러가지 무늬를 은입사기법으로 장식한 명품 발. 굽에 새겨진 명문
(禪源上重柒斤貳兩)으로 보아 강화도 선원사에서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
* 五言詩 內容 : 山冷雲藏塢 風高月滿亭 / 산기운 차갑고 구름잠긴 마을에 바람 높고 달 가득한 정자 있네
這廻如寫我 不用使丹靑 / 이리저리 도는 것이 나를 그린것 같은데 단청은 사용치 안았네
曾到不曾到 且喫一盃茶 / 왔는지 안왔는지 또 한 잔의 차를 마시고
待客祗如此 冷淡是僧家 / 손님 대접함이 다만 이와 같으니 냉담함이 바로 절이로다
世情看冷煖 伊家渾不管 / 세상의 민심은 물이 끓고 식음과 같으나 이 집은 혼불관이로다
休惡吉井深 自是繩索短 / 아름답고 추함이 옛우물에 잠겨 있으니 이제 새끼끈이 짧도다
善住庵中人 將來無可住 / 암자 안에 잘 거주하는 사람은 장래 머물 곳이 없구나
只這無住心 便是安身處 / 머물 마음이 없을 뿐이니 다만 몸이 잠시 쉬는 곳이네
* 삼가 고인(세월호 참사 희생자여러분)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