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강좌 (2)/한국고대신화 찾아가기

제4장 한국인은 누구인가?

채현병 2018. 5. 23. 09:21

제4장 한국인은 누구인가?


      1. 우리 한국인은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나?
                                                  김정배 / 고려대 교수, 고고학


        <고고학적 연구를 통해 현재까지 밝혀진 한국인의 한반도 유입 경로>


  우리 한국인은 누구이며 어디로부터 온 것일까? 이 소박한 물음에 대한 답변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학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시원스레 규명되어 있지 못하다. 다만 여러 가지 연구방법에 의해 어느 정도 옛 모습이 밝혀지고 있을 따름이다.


  1-1. 고고학적 측면으로 본 한민족의 형성


 가. 전기 구석기 시대 : 40~50만 년 전
    한반도에는 전기 구석기 시대가 있었고 또 그 유적과 유물이 있다.


 나. 중기 구석기 시대 : 10만 년 전
    한반도에는 중기 구석기 시대가 있었고 유물과 유적이 있다.


 다. 후기 구석기 시대 : 3~4만 년 전
    한반도에는 후기 구석기 문화의 유적, 유물도 있다.


  ※ 위의 각 시대별 유물, 유적으로 보아 이 때부터 한반도에 사람들이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한민족의 기원이나 형성을 구석기 시대에서 구하려 한다면 상당한 자료의 증가가 필요하고, 결정적인 역사의 계기성을 오늘의 한민족과 연결시켜야 하는 난제에 부딪히므로 끊임없는 주의가 요망된다.


 라. 신석기 시대의 시작 : 4~5천 년 전
    이 시기의 유적들은 주로 강변이나 해안에서 발견되고, 지역적으로도 제한이 되고 있으나 한반도에 처음으로 토기가 나오는 등, 새로운 문화가 등장하였다.


  이 시기의 한반도 문화는 일반적으로 시베리아 지역의 토기 문화와 상통하고 있다. 더 멀리는 핀란드 지역과도 아주 유사하다. 우리는 여기에서 ‘이 땅에 신석기 문화를 남긴 주민들은 누구일까?’라는 의문에 부딪힌다.


  러시아의 저명한 고고학자 오크라드니코프(Okladnikov)는 ‘시베리아 신석기 문화의 담당자는 고아시아족’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다. 원래 고아시아족은 선주민으로 아시아 동북 대륙 지역에 넓게 퍼져 살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신석기 시대는 이러한 주민들과의 연관 속에서 비슷한 문화를 지니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신석기 시대의 문화는 중국의 문화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상이한 문화이다.


 마. 청동기 시대 : 기원전 10세기
    기원전 10세기 이전부터 우리나라는 토기문화에 변화가 오고 청동기 시대가 시작되는 새로운 문화가 탄생되었다.


 ① 이 시기의 토기는 토질이나 외양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토기의 밑이 평평한 이 시기의 형식은 쑹화강 지역 남쪽과 만주지역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② 연대가 이보다 조금 더 내려오면 요령지역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부터는 민무늬 토기의 유적이 구릉지역이나 야산에서 보이고 있어, 경제생활이 앞선 시대와는 크게 차이가 나고 있다.
 ③ 墓制에서도 고인돌, 돌널무덤, 돌무지무덤 등, 전혀 새로운 문화가 일어나고 있다.
 ④ 청동기 문화의 꽃이라고 하는 琵琶形 短劍이 나타나고 요령지방과 한반도는 하나의 문화권을 이루게 된다.
 ⑤ 이 시기부터 주민들은 농경을 하기 때문에 정착생활이 시작되었다.


  이 시기부터 민무늬 토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전역에 거주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우리는 민무늬 토기를 사용하는 넓은 의미의 청동기 시대의 주민들이 중국의 사서에 등장하는 濊貊韓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 신석기 시대의 유문토기인들을 흡수, 병합하면서 민무늬 토기와 청동기 문화를 이 땅에 남기게 되었다.
  이 문화가 일본의 규슈 지역 등지로 주민과 함께 건너가 일본의 청동기 문화인 야요이 문화를 이루는 뼈대를 구성하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 민족이 체질 인류학적으로 短頭形(81.0~85.4)에 속한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으로 되어 있다. 백인들은 長頭形(71.0~75.9)으로 우리와는 아주 다르며, 중국인과 일본인도 中頭形(76.0~80.9)으로 우리 한민족과는 분명히 다르다. 일본 야요이 지방 고분에서는 비교적 많은 양의 두개골이 출토되었는데 거의 모든 두개골이 단두형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한반도에서 건너갔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민무늬 토기와 청동기를 사용한 주민부터는, 그 이후 철기 문화와 역사시대로 연결이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오늘날 한민족의 형성에 근간이 되는 주민이었음을 알게 된다.
  퉁구스족이 고아시아족을 융합하면서 이루어졌듯이, 한민족도 신석기 시대의 주민과 문화를 흡수∙병합하면서 독립적인 濊貊韓으로 발전하여 하나의 독자적인 민족단위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김정배 교수 약력>
- 고고학자. 고려대학교 교수
- 고려대학교 총장 역임(2005년 8월 정년퇴임)
-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 역임
-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