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보름(小望日)
海月 채현병
신묘년 태주월 소보름을 맞이하여
맑은 샘 옹알떠서 찹쌀 기장 차수수
검정콩 붉은팥으로 오곡밥을 지어놓고
무 콩 취나물 고사리 도라지나물
시래기 고구마순 호박고지 가지고지
건채로 福쌈거리를 삶아내 무쳐놓고
아홉짐 나무하여 동산에 쌓아두니
농사일 다지은듯이 마음도 든든하다
방마다 마루마다 福맞이 불 밝히고
오곡밥 먹으면서 긴긴 밤 지새우니
보름달 정기를 받아 곳곳이 밝아진다
(2011. 2. 16 - 신묘년 정월 열나흘날)
정월 대보름 (上元)
海月 채현병
정월 대보름 달님이 떠 오른다
달맞이야 다 나와라 불놀이야 복 받아라
줄당기니 어이 영차 연날리니 높이 높이
망월이야 활활 타라 불밝혀서 소원 빌자
윷놀이야 모 나와라 널뛰기야 님 보아라
용알떠서 시집가자 돌박아서 장가가자
우리도 두둥실두둥실 달님따라 올라보자
(2011. 2. 17 - 신묘년 정월대보름날)
우수일(雨水日)에
海月 채현병
견우성(牽牛星) 소몰이로 딛고 디뎌 가잤더니
우수(雨水)에 녹아 내려
길마다 눈 물이요 골마다 유수(流水)로다
흐르는 물길마다 수달의 물장난에
마파람 잠 깨우니 초목(草木)도 싹이 튼다
이 후에 경칩(驚蟄)오거든 덖고 비벼 가오리
(2011. 2. 19 - 신묘년 雨水日)
석이(石耳)버섯
海月 채현병
바위에 뿌리 박아 한 백년을 살았구나
우담화(優曇華) 피어나듯
철 따라 바람 따라 양(養)의 기(氣) 받아내니
야위어 말랐어도 영험(靈驗)하기 그지없고
송석(松石)을 빼닮아서 호연지기(浩然之氣) 뿜어내니
주름살 늘었어도 의젓하기 그지없다
옥토(沃土)에 뿌리 박은들 너만한 이 또 있을까
* 優曇華(udambara) : 삼천 년에 한 번씩 꽃이 핀다는 상상의 식물
( 2011. 2. 27 - 2월의 마지막 일요일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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