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동시조

붕어말에 속다

채현병 2020. 5. 24. 16:20

붕어말에 속다

해월

 

붕어말 줄기따라 하얗게 피어난 꽃
가지 끝 부여잡고 점점이 떠 있길래
카메라 들이대고도 남인줄을 몰랐네

 

 

 

 

* 붕어말 : 붕어마름. Horn wort. 침수식물

 

* 모처럼 우리 아파트 단지 앞 개울로 나가 물가를 거닐었다.
 개울 가장자리의 얕은 물 속에는 붕어말이 물줄기에 몸을
 내맡긴채로 유영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붕어말 줄기를
 따라 콩알 크기의 하얀 꽃들이 점점이 피어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셔터를 눌렀다. 붕어말 꽃은 난생 처음
 보기에 손끝으로 작은 떨림이 전해져 왔다. 사진을 다 찍고
 일어서서 보니 주변에 이름모를 야생화가 무리지어 피어
 있었다. 다시한번 살펴보니 내가 본 붕어말 꽃이라 생각한
 꽃은 그 꽃이 아니라 이름을 모르는 다른 꽃이 물에 떨어져
 흐르다가 붕어말 줄기에 걸려 잠시 머물던 낙화였다.
  (2020.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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