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시조

조판기

채현병 2023. 12. 14. 14:31
조판기(肇判記) / 해월 채현병

 

하늘 땅 뒤엉켜진 거대한 저 덩어리
혼돈의 세계에서 시작도 끝도 없다
오로지 새날의 기쁨을 누리려 할 뿐이다

 

우주를 갈라치니 음양의 시작이요
하늘 땅 경계에선 물불이 요동친다
우주여 깨어나소서 신통(神通)하게 하소서

 

일월(日月)이 빙빙 돌아 밤낮을 바꿔 갈 제
어둠 속 빛이려니 하늘 뜻 그대로다
곧고도 밝은 기운이 온 누리에 번진다

 

하늘과 땅 사이에 만물이 태어나고
뭇 생명 한가운데 사람이 태어나니
스스로 다 갖추고서 주재토록 했어라

 

하늘에 가득한 별 제 자리 잡아주고
천부인(天符印) 갖추고서 이 땅에 임하시니
아아아 만세후생(萬世後生)에 밝은 빛이 되도다.

 

 

*조판기(肇判記) : ‘북애자(北崖子)’가 지은 규원사화(揆園史話) 속 창세신화(創世神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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