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거(慧炬) 대종사(大宗師) 산중장(山中葬) 봉행(奉行)
海月 채현병
동령(東嶺)이 밝아오자 떠오른 님의 모습
가슴 깊이 새기면서 찾아간 월정경내(月精境內)
단풍잎 저리 물들고 개울물 저리 운다
천왕문(天王門) 들어서니 반겨주는 옛 풍경들
속세와 절연(絶緣)하고 혜거(慧炬)로 나셨으니
오대산(五臺山) 맑은 정기(精氣)가 달빛을 탄주(彈奏)한다
월정명(月精明) 월정명(月精明)커늘 우리 님 눈빛이요
전나무 전나무라니 우리 님 정령(精靈)이다
온 세상 굽어보면서 달빛 따라 가자신다
하늘도 우는게야 만장기(挽章旗) 펄럭이고
하늘도 타는게야 햇살이 뜨겁구나
그래도 전나무 숲길이 이 가슴을 달랜다
노제(路祭)를 지내는가 따르는 이 저리 많고
옛길을 더듬는가 햇살도 저리 밝다
산중(山中) 길 잠시 쉬어도 떼 놓을 수 없어라
바람이 절로 부니 만장시(挽章詩) 휘날리고
단풍잎 절로 타니 뜨겁기 한량없다
만장(挽章)도 불길 일 듯이 훠이훠이 가누나
북망산(北邙山) 바라보며 산중장(山中葬) 지내는가
하늘길 열어 놓고 소리공양 올리는가
모든 이 빙 둘러서서 임종게(臨終揭)를 새긴다
불 들어 갑니다요 큰 소리로 고(告)하나니
금강경(金剛經) 외는 소리 화엄경(華嚴經) 외는 소리
불 속에 녹아들면서 우리 님을 감싼다
님께서 남긴 말씀 수수산산시하문(水水山山是何問)
벽공소파삼일농(碧空笑破三日聾) 동령운기서풍취(東嶺雲氣西風吹)
눈앞에 청산풍월청(靑山風月淸)이니 쉬어쉬어 오시게
■ 혜거 대종사 임종게(臨終揭)
수수산산시하문(水水山山是何問) 물은 물 산은 산/ 이 소식을 그 어디 물어볼까
벽공소파삼일농(碧空笑破三日聾) 푸른 하늘 웃음소리에/ 사흘 귀먹었네
동령운기서풍취(東嶺雲氣西風吹) 동령에 일어난 구름/ 서풍에 사라지니
만목청산풍월청(滿目靑山風月淸) 눈앞의 청산에/ 맑은 바람과 달
* 여산당(與山堂) 혜거(慧炬) 대종사(大宗師) 산중장(山中葬)을 받들며.
- 때 : 2024년 11월 8일
- 곳 : 탄허불교박물관 ~ 오대산 월정사 다비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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