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明) 깊은(濬) 가르침을
함현고에 새기시며
-朴明濬 선생님 정년퇴임식에 붙여-
6월의 햇살처럼
밝고(明) 깊은(濬) 가르침을
함현고에 새기시며
경기교육의 뜨락을 떠나시는 박 명준선생님.
지난 31년의 긴 여정에서
추억의 편린들을 꺼집어내
꽃다발을 만들어 바칩니다.
유난히 등이 시렸던 계절에도
님의 모습 떠올리면
따스한 정
깊은 마음에
우리들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겨우내 숨어 있던 봄바람이
시흥하늘을 휘저으며
우리들 옷깃을 파고들 때도
님의 모습 떠올리면
새로운 희망으로
우리들 마음은 한껏 부풀어 올랐습니다.
이제,
이 여름 지나
가을의 문턱에서
님의 얼굴 떠올리면
기나긴 세월동안 말없이
눈으로만 얘기했던 그 말씀들이
그리움되어 메아리칠 것입니다.
님이시여
정을 가득채워 술잔을 건네시며
다정한 눈길로 키타줄을 튕기시며
님은 읊으셨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님의 생활이셨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님의 좌우명이셨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님만이 부룰 수 있는 노래이셨습니다.
강원도 원주시 호저면 메재에서 태어나
치악산 정기받아 힘차게 성장하고
황경자 님을 만나 일가를 이루어
주현, 주원 분신 낳고
교육계에 몸담아 열정을 불사르며
밝고(明) 깊은(濬) 덕
널리 널리 펼치시더니
그 세월이 어느 새 60년이 되었습니다.
한 그루, 두 그루 나무들이 자라고 자라 울창한 숲이 이루어지듯
한 해, 두 해 교직을 갈고 닦아서 정년이란 연륜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황금같던 31년
몸바쳐 소임 다하시고
다시 숲의 입구로 떠나시는 오늘,
님의 빛나는 업적이 메아리 되어
이 식장에 은은히 울려 퍼집니다.
님의 높은 연륜과 깊은 지혜를
함현고 하늘에 가득 펼쳐 새기시고
님의 진실한 속내와 가르치심을
우리들 가슴속에 오래도록 간직하게 하소서.
님과 님의 가정에
행복과 영광이
그리고, 즐거움까지
길이 길이 충만하게 하소서
2007. 6. 30
님의 친구 채 현 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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