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
海月 채 현 병
시랏골 바위 틈에 숨어 있던 분홍색이
봄바람 시새움에 쪼그려 웅크리다
어느새 뜀박질하여 뜰 안에서 웃어요
장독대 옆에 숨어 배시시 웃는 얼굴
콕 찍힌 볼우물에 그리움이 넘쳐 흘러
이제야 봇물 터지듯 얘기꽃을 피워요
연달래 꽃
해월 채현병
치악산 가슴골에 봄맞이 나왔다가
연둣빛 잎새 따라 가장귀에 살짝 숨어
갸웃이 고개 숙이고 고운 꿈을 꿉니다
자는 듯 꿈꾸는 듯 하도 고와 다가서니
청매 빛 햇살 받아 속삭이는 연분홍이
여린 듯 다소곳하여 가만가만 봅니다
자달래 꽃
해월 채현병
겨우내 숨 죽이다 봄빛따라 솟아 올라
연자주 붉은 빛이 도굼물에 비치는데
아직도 못다한 말을 쏟아 낼 수 있을까
짝사랑 몇 해인가 오직 한 길 외로워
그 빛깔 붉다 못해 피멍까지 들었는데
어떻게 사무친 마음 감출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