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중앙시조대상 수상작 >
<대상>
누이 감자 - 권갑하(1958~ )
1
잘린 한쪽 젖가슴에 독한 재를 바르고
눈매가 곱던 누이는 흙을 덮고 누웠다
비릿한 눈물의 향기
양수처럼 풀어놓고
2
잘린 그루터기에서 솟아나는 새순처럼
쪼그라든 시간에도 형형한 눈빛은 살아
끈적한 생의 에움길
꽃을 피워 올렸다
3
허기진 사연들은 차마 말로 못하는데
서늘한 눈매를 닮은 오랜 내력의 깊이
철없이 어린 꿈들은
촉을 자꾸 내밀었다
*약력 = 1958년 경북 문경 출생. 농협대학,고려대 대학원 졸업
92년 조선일보,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98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2005년 올해의 시조작품상.
2007년 한국시조작품상 수상,시집<세한의 저녁>(2001년),
<외등의 시간>(2009),<이름다운 공존>(2011), 등
현 "나래시조"편집주간, 농민신문사 출판국장.
<신인상>
힘 - 박희정(1963~ )
산다는 건 어떤 불의에도 굴하지 않는 건지
산이 무너지고 터널이 지나가도
천성산 도룡농 부부 헤어지지 않았다
무성한 탁상공론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수맥을 이어주는 무량한 저 생명들
에둘러 제 터를 찾아와 목숨 끈을 잇는다
짝을 짓는다는 건 천상의 기도 같은 일
통설을 깨트려서 세상의 귀 열어놓고
대성늪 봄볕 가득한 유백의 알을 보라
약력 = 1960년 여수 출생,2011년 8월 중앙일보 시조 백일장 장원.
현 열린시학회 부회장
<중앙신인문학상 시조부문>
역에서 비발디를 만나다 - 유영선(1960~ )
이번 역은 여름역 초록그늘 여름역입니다
온도가 조금 올라도 모세혈관 불붙눈 사람
심장을 던져버리고
내리시면 됩니다
눈빛마다 불이 붙는 가을역 곧 도착 합니다
南도 北도 한때는 저리 붉어 아팠는데
타는 몸 놓아 버리고
바람처럼 내리세요
가슴에도 얼음 얼어 겨울역도 투명 하군요
눈물의 달빛 사다리 환승할 분 내리세요
초승달 허리에 피는
살풋 그리움 안고
다음 역은 꽃잎 날리는 아지랑이 봄 역입니다
노랑제비 애기똥풀 별빛보다 밝은 마음
손끝에 하늘 물 들 때까지
활짝 펴고 날으세요
약력 = 1963년 경북 문경 출생 고려대 인문정보대학원 문학예술학과 졸.
200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2010년 오늘의 시조 신인상 수상.
시조집"길은 다시 반전이다" "들꽃사전" 등.
현재 "나래시조" "시조시학" 편집위원.
2011년 12월 23일 중앙일보 "2011 중앙시조대상"
[중앙일보] 입력 2011.12.23 00:09 / 수정 2011.12.23 08:37
'해월의 시조마루 > 현대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람 이병기의 시조 대표작 모음 (0) | 2012.01.15 |
---|---|
2012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모음(13개 신문사) (0) | 2012.01.06 |
중앙시조백일장 / 11월 수상작 (0) | 2011.11.30 |
제3회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수상작 및 심사평 (0) | 2011.09.18 |
중앙 시조 백일장 / 8월 수상작 (0) | 2011.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