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마루/옛시조

매화시조 산책

채현병 2012. 4. 11. 22:41

 

                 매화 시조 산책

 

 

1. 이색의 시조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흘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 있어 갈 곳 몰라 하노라

 

 

매화 픠다커를 산중(山中)의 드러가니

봄눈 깁헌는듸 만학(萬壑)이 한빗치라

어데셔 곳다운 향내는 골골이셔 나느니

* 壑 / 구릉 학, 골 학 <永類 183 1011>

 

바람이 눈을 모라 산창(山窓)에 부딋치니

찬 기운 새여 드러 자는 매화를 침노허니

아무리 어루려허인들 봄 뜻이야 아슬소냐

안민영 雲崖山房梅花詞第六(金玉) <금옥(金玉) 90 1128>

 

져 건너 나부산(羅浮山) 눈 속에 검어 웃뚝 울통불통 광대등걸아

네 무삼 힘으로 가지가지돗쳐 곳조차 져리 퓌엿는다

아모리 석은 비 반만 남아슬망졍 봄뜻즐 어이 하리오

안민영 雲崖山房梅花詞第七(金玉) <금옥(金玉) 97 2543>

 

어리고 셩근 매화 너를 밋지 안얏더니

눈기약(期約) 능히 직켜 두 셰송이 푸엿구나

() 잡고 갓가이 사랑할졔 암향부동(暗香浮動) 하더라

안민영 雲崖山房梅花詞第二(金玉) <금옥(金玉) 15 1913>

 

정변(井邊)에 심은 매화 설중(雪中)에 픠엿셔라

쇼령은 힁사하고 암향(暗香)은 부동(不動)이라

두어라 용두춘색(龍頭春色)이니 절일지(折一枝)가 하노라

<歌譜 159 2587>

 

 

 

3. 두 사람의 기생 매화(梅花)의 한()과 노래

 

꿈에 뵈는 님이 인연 업다 하건마는

탐탐이 그리온제 꿈 아니면 어이하리

꿈이야 꿈이언마는 자로자로 뵈여라

평양기생 매화 <靑詠 370 335>

 

매화 녯 등걸에 춘절이 도라오니

녜 픠던 가지에 픠엄즉도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똥 말똥 하여라

평양기생 매화 <甁歌 543 1009>

 

죽어 니저야 하랴 살아 글여야 하랴

죽어 닛기도 얼엽꼬 살아 글의이도 얼여왜라

님아 말씀만 하소라 사생결단(死生決斷) 하리라

평양기생 매화 <海一 415 2652>

 

이렇게 절절한 그리움과 사랑의 맺힌 가슴을뜨거운 피를 쏟듯 토해내고 있는 매화는 조선 시대 평양의 기생(황해도 곡산 출신)으로 생전에 고희를 넘긴 늙은 노인 해주감사 어윤겸을 배반하고 곡산 사또 홍시유의 젊은 품으로 달려간 것을 두고 비난했던 사람들도 그녀를 앞에 재가( 남자의 품에 안겼다는 )라는 말을 붙이지만 열녀로 불렀다.

재가열녀 라고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살들헌 내 마음과 알들헌 님의 졍을

일시상봉 글리워도 단장심회 어렵거든

하물며 몃몃 날을 이대도록 애태우랴

진주 매화 (晋州梅花) <源一 719 1464>

 

심중에 무한사(無限事)을 세세(細細)히 옴겨다가

월사창금수장(月紗窓琴繡帳)에 님 계신 곳 전하고져

그졔야 알들이 글리는 쥴 짐작이나 하리라

진주매화 (晋州梅花) <源一 720 1800>

 

야심 오경토록 잠 못일워 전전헐제

구즌비 문령성(聞鈴聲)이 상사로 단장(斷腸)이라

뉘라서 이 행색 글려다가 님의 압헤 보낼고

진주매화(晋州梅花) <源一 721 1886>

 

평생에 밋을 님을 님을 글려 무삼 병들손가

시시로 상사심은 지기하는 타시로다

두어라 알들한 심정을 님이 어이 모르랴

진주매화(晋州梅花) <源一 722 3092>

 

 

4. 기생들 다 불러라

 

매화 사랑타가 난양으로 나려가니

무평초 부평초와 푸엿꼬나 담도회라

색장아 연연 앵앵 츄월이 월중매 화선이 불너라 완월장취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