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마루/옛시조

옛시조 감상 / 다나 쓰나 이 탁주됴코 (채유후)

채현병 2012. 3. 2. 01:01

 

<평시조>다나 쓰나 이 濁酒(탁주) 됴코 - 蔡裕後| 한국고전문학(준회원)

 

다나 쓰나 이 濁酒(탁주) 됴코 대테 메온 질병드리 더욱 됴하

어른자 朴(박)구기를 둥지둥둥 띄여 두고

아희야 저리침채만졍 업다 말고 내여라

 

 

     흐리나 맑으나 중에 이탁주 좋고 대테메운 질병들이 더 보기 좋으이

     어룬자 박국이를 쓰르랭둥둥 당지둥둥둥 띄워두고

     아희야 저리침챌망정 없다말고 내여라

                                                  * 出典 : 남창 가곡백선 (죽헌 김기수 저)

                                                               * 男唱歌曲 羽界 半葉

 

● 전문 풀이

달거나 쓰거나 입쌀로 만든 술이 좋고, 참대로 테를 두른 질병들이 (탁주를 담기에는) 더욱 좋도다!

얼씨구, 표주박으로 만든 술구기를 술통에 등등 띄워놓고 마시는데,

아이야. 절이김치라도 좋으니, 안주 없다 말고 내어 오너라.

 

 

● 해설 및 감상

우리의 선민들은 신화 시대로부터 술을 즐겨 왔었다. 그 때는 술을 권모술수의 방편으로 이용하더니, 차차 중국 문학의 영향을 입어 취흥을 중시하고, 망아의 선약(仙藥)으로 즐기기에 이르렀다. 술마시는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에는 달과 꽃과 벗과 풍류가 따랐지마는 과음은 삼가라고 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주망(酒妄)으로 탈선하기도 했었다. 우리 선민들이 즐겨 쓰는 관용구에 , "世事(세사)는 琴三尺(금삼척)이요, 生涯(생애)는 酒一盃(주일배)라"는 말이 있다. 이 글 속에 나오는 흥취가 바로 이런 경지라고 하겠다. 이 작품은 우선 토속적이고도 소박한 소재들에, 술 마시는 여유와 호방(豪放)이 좋다. 진짜 술꾼은 청탁(淸濁)이 없고 안주를 탓하지 않는 법이니까 말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술을 찬양하는 퇴변적인 태도나 자포자기하는 무기력한 향락주의를 느끼지 않아서 좋다. 오로지 달관한 철인의 사색과 감각이 구체적인 이미저리(imagery)를 통하여 우리의 가슴을 철근 망치로 치는 듯 박진해 오는 것을 느낄 뿐이다.

 

 

● 핵심 정리

◁ 작자 : 채유후( 1599~1660)

◁ 출전 : <병와가곡집>                 ◁ 종류 : 시조

◁ 성격 : 풍류가                      ◁ 제재 : 술

◁ 주제 : 안빈 낙도(安貧樂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