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해월의 시조 평

한국문학신문 제12회 기성문인문학상 / 시조부문 심사평

채현병 2013. 3. 14. 20:55

 

한국문학신문 제12회 기성문인문학상

      시조부문 대상 심사평

 

             수상 / 채현병

             심사 / 문학박사 이광녕

 

 

<채현병 시조 심사평>

  A 올림픽 무대 위로 학처럼 날아올라

     양학선 기술로써 조화를 부리더니

     제 기술 제가 부리고 도마신(跳馬神)이 되더라.


                 -「금메달 시리즈 11」전문

 

B 아침에 울던 까치 하늘을 선회(旋廻)하듯

   거울 속 고운 아미(蛾眉) 미학의 극치(極致)일레

   시름도 다스려두니 어여쁘지 않은가.

 

                                    -「여창가곡 계면조 ‘언약이 늦어가니’를 듣고」전문

 

 

   어떤 극적 상황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적합한 묘사와 순간적 감동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에 기발한 수사기법과 고도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A는 런던올림픽 남자체조 도마에서 스스로 개발한 기술로써 금메달을 따낸 양학선 선수를 기리는 내용이고, B는 계면조로 이루어진 여창가곡(唱歌曲)을 듣고 그 감상을 읊어낸 것으로서 돌아오겠다는 언약을 하고도 기별이 없는 님을 애타게 기다리며 자신을 추스르고 있는 내용이다.

 

   응모에 제출된 다른 글들도 대동소이하지만, 이 두 편의 글은 각각 단수로써 상황에 따른 묘사와 그 감상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비록 시상 전개가 간명하고 압축적이지만 시조로서의 독특한 맛과 멋을 풍겨준다. 초·중·종 3장으로 이루어지는 시조에서는 특히 종장에 큰 무게를 두게 되는데, 이 글들은 종장처리가 깔끔하여 독자들에게 이미지의 전달이 선명하다.

 

   A에서는 ‘양학선’의 ‘학선’을 들어 신묘한 기술을 선보이는 선수를 학에다 비유하고 종장에선 ‘도마신’의 경지에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 B에서는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 까치를 내세워 기대심리와 연계시키면서 기다림의 고통에 대한 시름도 다스리면 어여쁘다는 긍정성을 부여하고 있으니 그 표현 또한 어여쁘다.

 

   채현병 시인은 특히 우리 뿌리문학인 시조의 원류가 되는 사물들을 소재로 취하면서 그 속성과 미학적 가치를 찬미하는데 능하다. 이 두 편의 글은 그러한 채시인의 문학적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예로써, 그만의 독특한 안목과 창작기법이 남에게 표본이 될 만한 수작이라고 평가된다.

 

                       시조 심사위원 : 문학박사 이광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