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신문 제12회 기성문인문학상
시조부문 대상 심사평
수상 / 채현병
심사 / 문학박사 이광녕
<채현병 시조 심사평>
A 올림픽 무대 위로 학처럼 날아올라
양학선 기술로써 조화를 부리더니
제 기술 제가 부리고 도마신(跳馬神)이 되더라.
-「금메달 시리즈 11」전문
B 아침에 울던 까치 하늘을 선회(旋廻)하듯
거울 속 고운 아미(蛾眉) 미학의 극치(極致)일레
시름도 다스려두니 어여쁘지 않은가.
-「여창가곡 계면조 ‘언약이 늦어가니’를 듣고」전문
어떤 극적 상황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적합한 묘사와 순간적 감동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에 기발한 수사기법과 고도의 상상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글 A는 런던올림픽 남자체조 도마에서 스스로 개발한 기술로써 금메달을 따낸 양학선 선수를 기리는 내용이고, 글 B는 계면조로 이루어진 여창가곡(女唱歌曲)을 듣고 그 감상을 읊어낸 것으로서 돌아오겠다는 언약을 하고도 기별이 없는 님을 애타게 기다리며 자신을 추스르고 있는 내용이다.
응모에 제출된 다른 글들도 대동소이하지만, 이 두 편의 글은 각각 단수로써 상황에 따른 묘사와 그 감상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 비록 시상 전개가 간명하고 압축적이지만 시조로서의 독특한 맛과 멋을 풍겨준다. 초·중·종 3장으로 이루어지는 시조에서는 특히 종장에 큰 무게를 두게 되는데, 이 글들은 종장처리가 깔끔하여 독자들에게 이미지의 전달이 선명하다.
글 A에서는 ‘양학선’의 ‘학선’을 들어 신묘한 기술을 선보이는 선수를 학에다 비유하고 종장에선 ‘도마신’의 경지에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또, 글 B에서는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 까치를 내세워 기대심리와 연계시키면서 기다림의 고통에 대한 시름도 다스리면 어여쁘다는 긍정성을 부여하고 있으니 그 표현 또한 어여쁘다.
채현병 시인은 특히 우리 뿌리문학인 시조의 원류가 되는 사물들을 소재로 취하면서 그 속성과 미학적 가치를 찬미하는데 능하다. 이 두 편의 글은 그러한 채시인의 문학적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예로써, 그만의 독특한 안목과 창작기법이 남에게 표본이 될 만한 수작이라고 평가된다.
시조 심사위원 : 문학박사 이광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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