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시조

남포벼루

채현병 2018. 12. 18. 23:20


남포藍浦벼루

                                                                                    海月 채현병 

 

사르륵 앉은 가루 조흔색條痕色 아니랄까

저절로 구름 일고 쇳소리 쟁쟁하다

결 따라 잘라 보세나 석허중石虛이 될 거나

 

톡톡톡 파낸 확이 연지硯池가 아니랄까

두둥실 달이 뜨고 별빛이 반짝인다

평평히 밀어 보세나 서권기書卷氣가 들 거나

 

삭삭삭 가는 마음 명연名硯이 아니랄까

홀연히 부는 바람 연당硯塘을 감아 돈다

가만히 놓아 보세나 송유향松油香이 일 거나

 

붓 들어 쓰는 마음 문사文士가 아니랄까

찍어낸 붓끝마다 묵광墨光이 번쩍인다

묵화墨華로 피어난 세상 새아침을 여시리

 

 

* 藍浦벼루 : 충남 보령시 남포에서 생산되는 벼루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6

* 條痕色 : 광물 표면을 긁어냈을 때 나오는 돌가루색.

銀砂金砂 까끄라기로 형성됨

* 石虛中 : 벼루의 별칭

* 書卷氣 : 책을 많이 읽고 교양이 쌓여 몸에서 느끼는 책의 기운

* 硯塘 : 벼루에 우묵히 파여 먹물이 고이는 곳

* 松油香 : 소나무 가지를 가열하여 받은 솔기름의 향

* 墨華 : 벼루나 화선지에 발산시킨 먹빛의 세계

 

 

* 시조사랑 제11(한국시조협회 편) 213~4쪽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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