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와 비평(동백문화재단)
‘올해의 시인상' 수상 소감
응종월(應鐘月),
수안보(水安堡)의 아침입니다.
보(堡)를 휘도는 맑은 물에 가을이 익어갑니다.
간 밤에 접한 ‘올 해의 시인상’ 수상 소식에 놀라
기쁨과 부끄러움이 마냥 교차하여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아침 일찍 눈을 뜨니 수안보 맑은 물 속에서 가을의 정령(精靈)이 깨어나듯 수상의 감홍이 새로운 파문으로 일어나 다시 또 출렁입니다. 조용히 수안보의 냇가로 나와 물안개를 헤치며 수석(壽石) 한 점 줍고는, 깊어가는 가을의 심연(深淵)에서 옛시조 한 수를 길어 올려 제 마음을 대신해 봅니다.
내 얼골 검고 얽기 본시(本是) 안이(安易) 검고 얽어
강남국(江南國) 대완국(大宛國)으로 열두바다 것너오신 작은 손님
큰손님에 들이 홍역(紅疫) 또약이 후(後)덧침에 자연(自然)이 검고 얽어
글언아 각씨(閣氏)네 방구석의 괴석(怪石)삼아 두고 보옵쏘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영광을 부모님께 바칩니다.
기축년 10(應鍾)月
水安堡에서 海月 채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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