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마루/시조학

<청구영언> 어떤 측면에서 편찬되었을까?

채현병 2011. 1. 7. 01:17

 

                      <靑丘永言>의 編纂意識

                           “정재호 교수“논문 중에서 발췌

 

 

1) 김천택 스스로가 唱詞로서 시조를 편찬하였다 한 것이다. 당시에는 時調를 曲과 詩로 구 분 하였다기 보다는 한데 어울려져 있는 것이 시조였고, 그것이 한 번 불려진 뒤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이를 책으로 엮었다고 그는 청구영언 後跋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 하였다.

< 대저 文章이나 詩律을 세상에 간행함은 길이 전하려는 것이니 千年을 지나도 오히려 泯滅되지 않는다.永言에 이른즉 한때 입으로 부른 뒤 저절로 모르게 되어 뒷날에 인멸되 는 것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니 그 어찌 애석하지 아니한가. 고려 시대부터 국조(朝鮮朝) 이래의 名公 碩士 및 閒井閨秀가 지은 것까지 하나하나 수집하여 그 잘못을 바로잡고 깨 끗이 써서 한 책으로 만들어 “靑丘永言“이라 하였다.>

 

2) 배열 자체가 곡조순으로 되어 있다. 청구영언의 전체적인 구조가 序文 다음에 곡조별로 시조의 보기를 들어 놓았다. 곧 初中大葉, 二中大葉, 三中大葉, 北殿, 二北殿, 初數大葉 등 6個의 곡조명을 들고 그 다음에 각기 시조 한 수씩을 기재해 놓았다. 곡명에 따라 수록된 시조의 형태를 문학적으로 분류할 때는 모두 평시조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 같은 평시조를 가지고 6개의 다른 곡으로 부를 수 있다고 생각된다.

 

3) 시조의 표기에 있어 行을 구분하지 않은 것도 唱詞로써 편집된 때문이라 생각한다. 청구 영언의 모든 시조는 각 章에 따른 行區分을 하지 않은 채 한 줄로 기록하고 있다. 청구영 언에서 행구분을 하지 않은 것은 그것을 눈으로 보고 읽기 위해 편찬된 것이 아니고, 노 래를 부르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4) 音 爲主의 唱詞이기 때문에 同音異字의 잘못이 있을 수 있다. <珍本靑丘永言>은 타 時調 集과 달리 그 표기에 있어 비교적 정연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김천택 스스로도 口傳되는 시조의 잘못을 일일이 바로잡았다고 하였다. 그것은 또한, 黑窩가 쓴 “청구영언”序文에서 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 또한 우리나라 名公 碩士가 지은 것과 女姮의 가요 가운데 저절로 음률에 맞는 것 수 백여 首를 모아서 그 잘못을 바로잡아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내게 글을 구하여 序文을 삼 으려 하였다.>

 

5) 시조 작품이 본래의 모습보다 당시의 발음대로나 혹은 와전된 대로 표기된 것도 唱 爲主 의 詞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아 “청구영언”이 唱을 위한 詩詞의 수록임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