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뜨락/문화재 탐방

韓愈 / 進學解

채현병 2014. 2. 1. 17:16

 

진학해(進學解)-한유(韓愈)

國子先生(국자선생) : 국자선생이
晨入太學(신입태학) : 아침 일찍 태학에 들어가
招諸生立館下(초제생입관하) : 학생들을 불러 교사 아래에 세워 놓고
誨之曰(회지왈) : 훈화하셨다
業精于勤(업정우근) : “학업은 부지런한 데서 정진되고
荒于嬉(황우희) : 노는 데서 황폐해진다
行成于思(행성우사) : 행실은 생각하는 데서 이루어지고
毁于隨(훼우수) : 마음대로 하는 데서 허물어진다
方今聖賢相逢(방금성현상봉) : 지금 성군과 현명한 재상이 서로 만나
治具畢張(치구필장) : 법령을 고루 펼쳐
拔去凶邪(발거흉사) : 흉악하고 사악한 무리들은 제게해내고
登崇俊良(등숭준량) : 영준한 인재들을 등용하여 우대하고 있다
占小善者(점소선자) : 조그만 장기라도 가진 자는
率以錄(솔이록) : 모두 수록되고
名一藝者(명일예자) : 한 가지 재주라도 이름이 난 자는
無不庸(무불용) : 쓰이지 않음이 없다
爬羅剔抉(파라척결) : 손톱으로 긁어내고 그물질하기도 하고 척결하기도 하여
刮垢磨光(괄구마광) : 때를 닦아내고 문질러 광을 내듯이 하고 있다
蓋有幸而獲選(개유행이획선) : 대개 요행으로 선택된 자도 있겠지만
孰云多而不揚(숙운다이불양) : 누가 재주는 많은데 드날려지지 않았다고 하겠는가?
諸生(제생) : 제군들은
業還不能精(업환불능정) : 학업이 정진되지 않음을 근심할 것이지
無患有司之不明(무환유사지불명) : 관리가 현명하지 못함을 근심하지는 말고
行患不能成(행환불능성) : 행실이 완성되지 못함을 근심할 것이지
無患有司之不公(무환유사지불공) : 관리가 공정하지 못함을 근심하지 말라.”

言未旣(언미기) : 말을 마치기도 전에
有笑于列者曰(유소우열자왈) : 열중에서 웃는 자가 있었는데 말하기를
先生欺余哉(선생기여재) : “선생님은 저희를 속이시는군요
弟子事先生(제자사선생) : 제자로서 선생님을 섬긴 지 지금까지
于玆有時矣(우자유시의) : 이제 오래되었습니다
先生口不絶吟於六藝之文(선생구불절음어육예지문) : 선생님은 입으로는 끊이지 않고 육예의 문장을 읊조리셨고
手不停披於百家之編(수부정피어백가지편) : 손으로는 쉴 새없이 백가의 책을 펼치고 계셨습니다
記事者必提其要(기사자필제기요) : 사실을 기록한 것은 �드시 요점을 파악하셨고
纂言者必鉤其玄(찬언자필구기현) : 사상을 기록한 것은 반드시 현묘한 이치를 규명하셨습니다
貪多務得(탐다무득) : 많은 것을 바라고 얻기를 힘쓰시며
細大不捐(세대불연) : 적은 것 큰 것 할 것 없이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焚膏油以繼晷(분고유이계귀) : 기름을 태워 낮을 이어
恒兀兀以窮年(항올올이궁년) : 항상 쉬지 않고 한 해를 보내셨습니다
先生之業(선생지업) : 선생님의 학업은
可謂勤矣(가위근의) : 부지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觝排異端(저배이단) : 이단을 배척하고
攘斥佛老(양척불노) : 부처와 노자의 사상을 물리치셨고
補苴罅漏(보저하루) : 틈과 새는 곳을 보완하셨고
張皇幽眇(장황유묘) : 오묘한 이치를 확대하여 밝히셨습니다
尋墮緖之茫茫(심타서지망망) : 희미하게 쇠퇴한 서업을 찾아
獨旁搜而遠紹(독방수이원소) : 홀로 널리 뒤져 멀리 이었습니다
障百川而東之(장백천이동지) : 온갖 냇물을 막아 동쪽으로 흐르게 하고
廻狂瀾於旣倒(회광란어기도) : 이미 엎어진 데서 세 찬 물결을 회복시켰습니다
先生之於儒(선생지어유) : 선생님은 유자로서
可謂勞矣(가위노의) : 노고를 다하셨다고 할 만 합니다

沈浸醲郁(심침농욱) : 훌륭하고 아름다운 글에 푹 젖어서
含英咀華(함영저화) : 그 묘미를 머금고 씹으며
作爲文章(작위문장) : 문장을 지으니
其書滿家(기서만가) : 저서가 집에 가득합니다
上規姚姒渾渾無涯(상규요사혼혼무애) : 위로는 순임금과 우임금 때의 한없이 큰 문장,
周誥殷盤(주고은반) : 주서의 고와 상서의 반경은
佶屈聱牙(길굴오아) : 문장이 읽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글,
春秋謹嚴(춘추근엄) : <춘추>의 근엄한 문장,
左氏浮誇(좌씨부과) : <좌전>의 허식적이고 과장된 문장,
易奇而法(역기이법) : <역경>의 기이하면서도 법식에 맞는 문장,
詩正而葩(시정이파) : <시경>의 바르고 아름다운 문장을 본받으셨습니다
下逮莊騷(하체장소) : 아래로는 <장자>와 <이소>,
太史所錄(태사소록) : 사마천의 <사기>,
子雲相如(자운상여) : 양웅과 사마상여의
同工異曲(동공이곡) : 공교함은 같으나 취향이 다른 문장에까지 미치셨습니다
先生之於文(선생지어문) : 선생님은 문장에
可謂閎其中(가위굉기중) : 내용을 넓히고
而肆其外矣(이사기외의) : 표현을 자유롭게 하셨다고 할 만합니다.
少始知學(소시지학) : 어려서부터 학문을 알기 시작하여
勇於敢爲(용어감위) : 행하는데 용감하셨고
長通於方(장통어방) : 바른 도리에 통달하셔서
左右具宜(좌우구의) : 좌우 모든 일이 합당합니다
先生之於爲人(선생지어위인) : 선생님은 사람됨에 있어서
可謂成矣(가위성의) :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然而公不見信於人(연이공불견신어인) : 그러나 공적으로는 남에게 신임 받지 못하고
私不見助於友(사불견조어우) : 사적으로는 친구에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跋前疐後(발전체후) : 앞으로 가도 넘어지고 뒤로 가도 자빠지며
動輒得咎(동첩득구) : 움직이면 곧 허물을 얻게 됩니다
暫爲御史(잠위어사) : 잠시 어사가 되었다가
遂竄南夷(수찬남이) : 마침내 남쪽 오랑캐 지방으로 유배되고
三年博士(삼년박사) : 삼년 동안 박사로 계셨지만
冗不見治(용불견치) : 한 일 없이 아무 치적도 보일 수 없었습니다
命與仇謀(명여구모) : 운명은 원수와 모의하였으니
取敗幾時(취패기시) : 실패한 적이 몇 번 입니까
冬暖而兒號寒(동난이아호한) : 겨울이 따뜻해도 아이들은 춥다고 울부짖고
年登而妻啼飢(년등이처제기) : 풍년이 들어도 사모님께서는 배고파 우셨으며
頭童齒豁(두동치활) : 머리가 벗겨지고 이도 빠지셨으니
竟死何裨(경사하비) : 마침내 죽으면 무슨 보람이 있게 되겠습니까
不知慮此(부지려차) : 이것을 생각할 줄 모르시고 도리어
而反敎人爲(이반교인위) : 남들에게 교훈을 하시는 것입니까

先生曰(선생왈) : 선생이 말하였다
吁子來前(우자래전) : 아! 자네 앞으로 오게
夫大木爲杗(부대목위망) : 무릇 큰 나무는 들보가 되고
細木爲桷(세목위각) : 가는 나무는 서까래가 되며
欂櫨侏儒椳闑扂楔(박로주유외얼점설) : 박로, 주유, 문지도리, 문지방, 빗장, 문설주가
各得其宜(각득기의) : 각기 마땅함을 얻어
以成室屋者(이성실옥자) : 집을 이루는 것은
匠氏之功也(장씨지공야) : 목수의 공이라네
玉札丹砂(옥찰단사) : 옥찰, 단사,
赤箭靑芝(적전청지) : 적전, 청지나
牛溲馬勃(우수마발) : 소 오줌과 말의 똥이나
敗鼔之皮(패고지피) : 찢어진 북의 가죽을
俱收幷蓄(구수병축) : 모두 거두어 저축해 놓고
待用無遺者(대용무유자) : 쓰일 때를 기다려 버리는 일이 없는 것은
醫師之良也(의사지량야) : 의사의 현명함이로다
登明選公(등명선공) : 벼슬의 등용이 공명하고 선발이 공정하며
雜進巧拙(잡진교졸) : 잘난 자와 못난 자를 뒤섞어 관직에 나아가게 하고
紆餘爲姸(우여위연) : 재능이 풍부하여 여유 작작한 자를 훌륭하다고 하고
卓犖爲傑(탁락위걸) : 탁월한 자를 준걸이라 하는데
較短量長(교단양장) : 장단점을 비교하고 헤아려
惟器是適者(유기시적자) : 능력에 적합하도록 임영하는 것은
宰相之方也(재상지방야) : 재상의 도리이다

昔者孟軻好辯(석자맹가호변) : 옛날에 맹자는 변론을 좋아하여
孔道以明(공도이명) : 공자의 도를 밝혔으나
轍環天下(철환천하) : 수레를 타고 천하를 돌아다니다
卒老于行(졸노우행) : 마침내 길에서 죽었다
荀卿守正(순경수정) : 순자는 바른 도리를 지켜
大論是弘(대론시홍) : 위대한 언론을 흥성시켰으나
逃讒于楚(도참우초) : 참소를 피해 초나라로 도망하였다가
廢死蘭陵(폐사난능) : 난릉에서 죽었다
是二儒者(시이유자) : 이 두 유가는
吐詞爲經(토사위경) : 말을 뱉으면 경전이 되고
擧足爲法(거족위법) : 일거일동이 법도가 되었으니
絶類離倫(절류이륜) : 범상한 무리를 떠나
優入聖域(우입성역) : 성역에 들어섰지만
其遇於世何如也(기우어세하여야) : 세상에서의 조우는 어떠하였는가
今先生(금선생) : 지금 나는
學雖勤(학수근) : 학업은 부지런히 하지만
而不繇其統(이불요기통) : 도통을 계승하지 못했고
言雖多(언수다) : 말은 많지만
而不要其中(이불요기중) : 중심을 체득하지 못했고
文雖奇(문수기) : 문장은 비록 기이하지만
而不濟於用(이불제어용) : 세상에 쓰이지 않고
行雖修(행수수) : 행실은 닦아졌지만
而不顯於衆(이불현어중) : 여러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猶且月費俸錢(유차월비봉전) : 오히려 달마다 봉급만 낭비하고
歲靡廩粟(세미름속) : 해마다 창고 속의 곡식을 소비하고 있다
子不知耕(자부지경) : 아들은 농사지을 줄을 모르고
婦不知織(부부지직) : 부인은 베를 짤 줄 모른다
乘馬從徒(승마종도) : 게다가 말을 타고 종자를 따르게 하며
安坐而食(안좌이식) : 편안히 앉아서 밥을 먹고 지낸다
踵常途之役役(종상도지역역) : 애쓰면서 평범한 길을 따라가며
窺陳編以盜竊(규진편이도절) : 옛날 책이나 보고 훔치는 짓을 하고 있다
然而聖主不加誅(연이성주불가주) : 그러나 성명하신 천자께서는 벌주지 않으시고
宰臣不見斥(재신불견척) : 재상도 배척하지 않으니
茲非幸歟(자비행여) : 이는 다행이 아닌가
動而得謗(동이득방) : 결핏하면 비방을 듣고
名亦隨之(명역수지) : 불명예도 따라 붙고 있으니
投閑置散(투한치산) : 한산한 직분에 처신하는 것이
乃分之宜(내분지의) : 분수에 맞는 일이다
若夫商財賄之有亡(약부상재회지유망) : 만약 재물의 있고 없음을 헤아리고
計班資之崇庳(계반자지숭비) : 지위와 봉록의 높고 낮음이나 계산하면서
忘己量之所稱(망기량지소칭) : 자기 역량에 적합한 자리를 잊고서
指前人之瑕疵(지전인지하자) : 상관의 잘못이나 꼬집고 있다면
是所謂詰匠氏之不以杙爲楹(시소위힐장씨지불이익위영) : 이것은 이른바 말뚝으로 기둥을 삼지 않는다고 목공을 힐난하고
而訾醫師以昌陽引年(이자의사이창양인년) : 의사가 창양으로 수명을 연장시키려 하는 것을 비평하며
欲進其狶苓也(욕진기희령야) : 독초힌 희령을 추천하는 것과 같은 일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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