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오늘의 시조

오늘의 시조 (10월 - 4)

채현병 2020. 10. 25. 10:05

海月 채현병 2020. 10. 25.  10:02

새파란 하늘 위로 솟구친 저 裂片들
대왕의 풍모로도 어쩔 수 없나 보다
缺刻이 저리 깊으니 에이는 속 어이리

* 이 가을 대왕참나무

 

 

海月 채현병 2020. 10. 26.  23:47

한밤중 밤하늘에 반달은 떠 있는데
온다던 우리 님은 기척도 없으시네
이 내 속 끓어 넘치고 나면 그제서야 올려나

* 한밤중 戀歌

 

 

海月 채현병 2020. 10. 29.  19:29

점 하나 콕 찍으면 빙점일까 융점일까
점 두셋 더 찍으면 墨筆이 뚝뚝 떨 듯
펑면을 뛰어넘어서 心眼까지 흔든다

* 황문성의 흑백농담

 

 

海月 채현병 2020. 10. 30.  11:03

높높은 산봉우리 하늘에 띄워놓고
아득한 낭떠러지 눈 아래 떨어뜨려
이 가을 傲霜孤節을 느껴보고 싶어라

* 국화분재 석부작

 

 

海月 채현병 2020. 10. 30.  16:51

묵밭을 채워놓고 호호호 웃더니만
길가에 나앉아서 까르르 웃어댄다
자정이 다 됐는데도 그칠줄을 모른다

* 개망초 꽃

 

 

海月 채현병 2020. 10. 31.  11:59

새파란 하늘 아래 붉게도 타는 잎새
내뿜는 저 열기가 정열일까 울분일까
활활활 타오르고도 불꽃 한 점 없구나

* 단풍

 

 

海月 채현병 2020. 11. 1.  14:03

가랑비 내리는 날 낙우송 가로수 길
우산을 받치자니 그대가 너무 크고
품 안에 들고자 하니 구멍 숭숭 뚫렸네

* 낙우송 가로수 길

 

 

海月 채현병 2020. 11. 1.  14:40

늦가을 한 복판에 목화꽃 한두 송이
나무도 아닌 것이 고개를 쳐들고서
꼿꼿이 아주 꼿꼿이 비바람을 맞는다

* 늦가을 목화 꽃

 

 

海月 채현병 2020. 11. 1.  15:16

천일홍도 아닌 것이 그 옆에 바짝 붙어
천일을 자랑하듯 핏대를 세워 간다
고개를 바짝 처들고 눈알을 부라린다

* 늦가을 창맨드라미

 

 

海月 채현병 2020. 11. 1.  16:17

늘 푸른 죽림속에 바람을 가둬두고
가을을 맞이하니 싱겁기 짝이 없다
갈잎을 불러다 놓고 부채질을 하랄까

* 늦가을 죽림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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