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오늘의 시조

오늘의 시조 (11월 - 1)

채현병 2020. 11. 4. 11:07

海月 채현병 2020. 11. 4.  11:05

심지에 불 댕기면 그리도 타는가요
봄 여름 다 보내고도 태울 수 있는가요
이 가을 다 가기전에 나도 태워 볼래요

* 단풍

 

 

海月 채현병 2020. 11. 5.  13:14

神格에 드셨는가 반계리 木靈께서
갈 때를 미리 알아 황금빛 뿌리시며
신 새벽 그 짧은 새에 脫衣式도 마치셨네

* 반계리 은행나무

 

 

海月 채현병 2020. 11. 7.  09:10

보리밭 그 속에서 보릿단 그 안에서
이리도 고운 빛깔 이리도 찬란하게
이 눈길 잡아끌면서 다가올 줄 몰랐네

* 麥稈漆器函 1

 

 

海月 채현병 2020. 11. 7.  12:59

빛 따라 여는 각도 삼백예순 각이라도
결 따라 여는 빛은 한 평생 외길이다
빛나도 이리 빛나면 한눈 팔지 않으리

* 麥稈漆器函 2

 

 

海月 채현병 2020. 11. 7.  13:20

황금빛 저 보릿대 봄철에 익어가도
匠人님 손 거치면 즈믄 해 넘기리라
函 안에 드시는 님도 이와 같지 않으리

* 麥稈漆器函 3

 

 

海月 채현병 2020. 11. 8.  10:33

천년을 오르내려 전해진 韓紙工藝
홍도빛 저 얼굴이 오방색 옷자락이
내 눈길 잡아끌고서 함께 가자 하시네

* 傳統服飾人形

 

 

海月 채현병 2020. 11. 8.  22:22

하루에 꼭 두 번씩 만년을 오르내려
물길을 만드시니 해룡의 일상이다
때로는 온몸을 드러내놓고 일광욕도 즐긴다

* 해룡의 일상

 

 

海月 채현병 2020. 11. 9.  14:53

빻갛게 물들으니 나는야 갯벌단풍
퉁퉁퉁 불었어도 나는야 칠면초다
봄 여름 다 넘기고서 붉게붉게 타느니


* 갯벌에도 단풍이

 

 

海月 채현병 2020. 11. 10.  15:52

가슴이 시린 날에 당신을 만났어요
가슴이 시리고야 당신을 알았어요
말갛게 아주 말갛게 익어야 할 이유를요

* 가슴이 시린 날에

 

 

海月 채현병 2020. 11. 11.  10:22

갈바람 서걱이는 늦가을 저녁나절
부시시 일어나서 기지개만 켜고 있네
여름내 애써 만든 청 언제 불려 하는고

* 갈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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