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月 채현병의 시조세계

백련白蓮 海月 채현병 새벽문 여는 소리 폭 하고 들리더니 물안개 드리우고 미소를 띄웠어라 맑은 향 살짝 뿌리며 저만치에 섰어라

왕원추리 입상하다 海月 채현병 날렵한 잎새위로 미끈히 빠졌어라 왕관을 쓰시고서 무대를 누볐어라 사람들 눈길 끌고서 활짝웃고 말더라

술패랭이꽃 海月 채현병 술술술 꽃술따라 술술술 입술따라 옷자락 젖혀두고 홀연히 솟구친 님 머릿단 풀어헤친 채 꿈나라로 갑니다

붉은 노루오줌 海月 채현병 사랑의 여신인가 정열의 화신인가 진하디 진한 입술 오무려 닫았지만 아직도 이 작은 심장을 벌렁이게 합니다

지칭개 海月 채현병 박토에 뿌리박아 쓴맛만 보던 당신 얼마나 지쳤으면 이름도 지칭갤까 저 세상 가실 때에는 훌훌 털고 가시오

농다리 까치수영 海月 채현병 돌나물 지나거니 까치가 반겨준다 은녹색 목덜미에 백진주 박아두고 오종종 잰걸음치니 어찌 할 줄 몰라라

농다리 돌나물 海月 채현병 돌다리 건넜더니 돌나물 반기거다 별자리 수를 놓 듯 모두가 반짝여도 오동통 살찐 모습을 찾을 길이 없어라

인동꽃 海月 채현병 호박벌 호랑나비 모두가 토종土種이라 인동꽃 따라가니 이 세상 진리眞理로다 은빛도 금빛을 따라 만고풍상萬古風霜 겪느니

패랭이꽃 海月 채현병 패랭이 눌러쓰고 석산石山에 오르신 님 그래도 청춘靑春이라 화사華奢한 빛깔인데 깡말라 여윈 다리는 꺾여질 듯 하여라

승마升麻 海月 채현병 밤꽃의 화신인가 여인의 독설인가 흑자색 굵은 뿌리 땅 속에 묻어두고 자기도 노루오줌인양 숲 속으로 가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