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月 채현병의 시조세계

꼬리풀 海月 채현병 푸른빛 띄웠으니 수달의 꼬리인가 촘촘히 박혔으니 밍크의 꼬리인가 저 풀밭 성긴 듯 해도 떼를 지어 노니네 (꼬리풀/블루드롬)

기린초麒麟草 海月 채현병 돌나물 닮았고야 줄기가 뭉쳐나네 이웃이 좋은거야 꽃까지 뭉쳐피네 목덜미 길게 빼고서 해맞이도 하자네

당귀꽃 海月 채현병 백악白岳을 닮았는지 봉봉이 새하얗다 불꽃을 닮았는지 팡팡팡 터져간다 흰피톨 통통 튕겨서 밝은 빛이 되오리

터리풀 海月 채현병 넓은 잎 곧은 줄기 터리꽃 피웠어도 가는 털 빽빽하여 더위를 먹었는가 한 이틀 지난 후에는 생기마저 잃는다

부처꽃 海月 채현병 백중百中날 멀다지만 하 벌써 여름이라 물가에 찾아들어 붉게도 타오른다 벌나비 이미 아는 듯 맞장구를 치잔다 * 百中 : 음력 7월 15일

꽃창포 피던 날에 海月 채현병 씨방에 올라앉아 꽃받침 펼쳤어라 수술을 받치고서 꽃잎도 열었어라 진자주 마음까지도 풀어논 듯 하더라

꽃창포 지던 날에 海月 채현병 꽃창포 지던 날에 빗방울 듯더이다 지난 날 무지개 꿈 또르르 말아두고 자줏빛 물그림자로 고이 접어 두옵네

꽃양귀비 海月 채현병 만병萬病을 통치하니 최고란 말인가요 예쁘기 그지없어 최고란 말인가요 해어화解語花 아니라 해도 최고미인最高美人 맞나요

장미의 꿈 海月 채현병 오뉴월 장춘長春이라 곱게도 차려입고 담장에 살짝 기대 춘몽春夢에 빠졌어라 그린 님 만나셨는지 활짝 웃고 있더라

피라칸사(Pyracantha) 海月 채현병 한여름 따가운 빛 잡아채 감추더니 빨갛게 타오르는 불알이 되었어라 알알이 별을 심더니 홀랑 벗고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