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月 채현병의 시조세계

맨드라미 海月 채현병 일부러 만들은 듯 이름도 맨드라미 편평한 줄기따라 한벼슬 하셨으니 한가위 보름달 보고 붉으라니 웃는다

마타리 海月 채현병 이름이 해선海仙이요 별명은 마타리라 가야금 열두줄에 아쟁을 걸쳤으니 들리는 소리들마다 천만금千萬琴을 울리네

미역취 海月 채현병 잎마다 보약이라 모두가 뜯어가고 꽃마다 금빛이라 모두가 달겨드니 아아아 달빛만 밟고 오도가도 못하네

두메부추 海月 채현병 태생이 촌놈이라 거칠 듯 하다마는 연하디 연한 줄기 꽃분홍 안고 산다 모두와 함께 어울려 춤출 줄도 안단다

배초향 海月 채현병 보랏빛 하나로도 계절을 파고들고 이파리 하나로도 입맛을 살려내니 벌 나비 아니라 해도 찾는 이가 많더라

산조풀 海月 채현병 바람도 불기 전에 몸부터 낮추는 너 누대累代를 거치면서 갯가에 살더니만 그것도 천성天性이라고 숨기지를 못하네

금불초金佛草 海月 채현병 소나무 그늘에서 나비와 노닐어도 속병을 치료하니 부처님 마음이라 꽃술이 금빛에 싸여 후광後光으로 빛난다

유홍초留紅草 海月 채현병 초가을 하늘빛이 그리도 그리웠나 외로 꼰 몸을 따라 쭈욱 쭉 내뽑은 목 새빨간 고 입술에다 입 맞추고 싶어라

사위질빵 海月 채현병 취산聚繖도 그만이요 원추圓錐도 그만이라 길가에 눌러앉아 별빛을 바라본다 우리네 인생살이도 이만하면 어떠랴 * 聚繖 : 꽃자루마다 새로운 꽃자루가 나와 피는 꽃차례. 중앙의 꽃이 먼저 핌. * 圓錐 : 모여피는 무한꽃차례.

홍련紅蓮 海月 채현병 넓은 잎 젖히시며 한 발짝 다가선 님 가만히 웃으셔도 이 세상 다 품은 듯 붉은 빛 쏟아내고서 제 자리를 지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