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月 채현병의 시조세계

산국山菊 海月 채현병 산 돌아 물 돌아서 홀연히 나타난 님 참이슬 입에 물고 해맑게 웃더니만 감곡물 떨어뜨린 채 훠이 돌아 가시네 * 감곡물 : 국화에 맺힌 이슬. 옛날 중국 감곡강 상류에 신비로운 국화가 자랐는데, 마을사람들이 이 국화에 맺힌 이슬이 떨어져 흐르는 강물을 먹고 아..

며느리밥풀 海月 채현병 추석날 인심이라 모두가 푸짐한데 며느리 입술새에 새하얀 밥풀 두 개 하나도 먹지 못하고 파르라니 떠누나

구절초 海月 채현병 참을 듯 하시다가 웃음꽃 터뜨려도 못본 척 하시다가 코끝을 건드려도 워낙에 쑥맥인지라 아무것도 몰라요

물양귀비꽃 海月 채현병 햇노란 물양귀비 수면에 떠오르니 그 빛살 하도밝아 심연을 낚았어라 어느새 깊은 시름도 온데간데 없어라

연꽃 (2) 海月 채현병 하늘을 끌어당겨 물밑에 잠겨두고 바람을 끌어모아 하늘을 건지시니 이 세상 부귀영화도 부러울 것 없어라

수련 海月 채현병 정대正大한 광명속에 오롯이 피어난 님 달빛을 담아두니 물인 듯 바람인 듯 빈 하늘 채워두고서 그림자로 남는다

까치수염 海月 채현병 님소식 물고와서 깍깍깍 전하시니 오동통 살찐 모습 정답기 그지없다 모처럼 주안상 차려 샛별같이 웃겠네

狼尾草(슈크렁) 海月 채현병 이리떼 꼬리치며 풀숲을 헤집더니 질기고 질긴 인연 뜨겁게 맺었던가 세월도 붙잡아 맨 채 결초보은 하잔다

맥문동麥門冬 海月 채현병 숲그늘 밟아가며 한가락 뽑으시고 푸른빛 쓸어모아 옥구슬 빚은 뜻은 한여름 푸른 기운을 이어가려 함일레

옥잠화玉簪花 海月 채현병 계곡을 찾아들어 돗자리 펴시고서 백옥잠白玉簪 꽂으신 채 가곡을 부르시니 한여름 무더위마저 실바람을 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