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중앙시조대상의 수상작
- 오승철 시인(53,제주)의 "셔?" -
"셔?"
솥뚜껑 손잡이 같네 오름 위에 돋은 무덤
노루귀 너도바람꽃 얼음새꽃 까치무릇
솥뚜껑 여닫는 사이 쇳물 끓는 봄이 오네
그런 봄 그런 오후 바람 안 나면 사람이랴
장다리꽃 담 넘어 수작하는 어느 올레
지나다 바람결에도 슬쩍 한 번 묻는 말 "셔?"
그러네 제주에선 소리보다 바람이 빨라
"안에 계셔?" 그 말조차 다 흘리고 지워져
마지막 겨우 당도한 고백 같은 그 말 "셔?"
<수상 소감>
오름은 과거 폭발한 적이 있는 화산이다. 내부의 고통을 분출한
적이 있는 오름에 올라 삼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지금까
지의 틀을 깬 새로운 시, 제주도의 좁은 한계에서 벗어난 시를 쓰
고 싶었다.
"셔?"는 바람 거세 먹고 살기 힘든 제주에서 빨리 묻고 가던 길을
신속하게 가려다 보니 말이 점점 줄어든 말로써 억양과 발음의 세
기는 '본 시조'에서와 같이 세가지 용법으로 사용된다.
<약력>
1957년 제주위미 출생. 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개닦이>,<누구라 종일 홀리나>,<사고싶은 노을>
한국시조작품상,이호우시조문학상,유심작품상 등 수상
현 제주특별자치도청 근무
<심사평>
중앙시조대상 수상작인 오승철의 "셔?"는 시적 발상이 독특할 뿐
만 아니라 완성도 역시 대단히 높은 작품이다. 단순히 존칭 보조어
간 하나로 제주도라는 지역의 정서적 특성을 아주 잘 살려냈다.또
한, 이 작품은 시인의 오랜 시력과 자기 갱신 의지가 일궈 낸 빛나
는 성취이자 시조문학의 값진 수확이다.
본심 심사 : 시조시인 유재영 박기섭씨,평론가 장경렬씨
* 중앙시조대상 : 등단 15년 이상 된 기성시인들이 2010 한 해동안
발표한 시조 중에 최고의 한 편을 가려 주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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