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중앙시조신인상에 이태순(50,문경) 시인 수상
저녁 같은 그 말이
이태순
늦가을 무를 썰다 느닷없이 마주친
무 속 한가운데 갈라터진 마른 동굴
창시 다 쏟아버리고 검은 벽 발라 놓고
알싸한 무밭 건너 가물가물 들려오는
"내 속을 뒤집으면 시커멓게 탔을끼라"
울 어매 청 무꽃 같은 저녁 같은 그 말이
<수상 소감>
밥 먹듯 꾸역꾸역 삼킨 시가 몸 속을 돌다 툭하면 곪아터지기 일쑤였다.
스스로 부족하기에 가두어 두었던 시, 밖으로 피워내지 못해 시들어버린
시들을 감싸 안으며 참 많이 아팠었다. 서정에 기대 수없이....... 세속의
때나 잔뜩 묻혀놓고 상처나 내지 않았는지 미안한 마음이 들 뿐이다.
그리워도 참았던, 보고 싶었던 얼굴들이 웃으며 다가온다.백마디의 말
보다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며 은은한 빛깔과 향기나는 시조로 두고두고
보답할 일이다.
<약력>
* 1960 경북 문경 출생
* 2005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 2007 '오늘의 젊은 시조시인상' 수상
* 시집<경건한 집>
* 시조모임 <이천>동인
<중앙시조신인상>
등단 5년이상 10년미만의 기성시인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2009.12~2010.11)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시조 중에서 최고의 한 편을 가려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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