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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심사평>
우리 시대 고단한 서민의 선명한 몽타주
뒤통수를 난데없이 난타하는 죽비 같은 작품을 기대했는데, 이번 달 응모작은 질과 양에서 다소 내리막이다.
그럼에도 장원으로 뽑힌 김지선씨의 ‘미니슈퍼 김씨’는 소시민의 막막한 삶을 오롯이 포착한 가작이다. 서정적 자아의 나지막한 목소리 속에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나서, 참고 견디면서 아프게 살아가는 이 시대 서민의 몽타주가 손가락 끝에 잡힐 듯이 선명하다.
차상으로 최세희씨의 ‘아버지의 솟대’를 뽑았다. 오랜 세월 동안 학도병으로 끌려간 아우를 그리워하며 ‘부리마저 뭉그러져 울지도 못하’는 ‘솟대 위의 새’로 살아왔던 아버지의 비극이, 호국의 달 6월을 맞아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말을 부리는 솜씨와 완성도 면에서 장원 작에 다소 밀렸다.
차하 이행숙씨의 ‘목련꽃 지다’는 어머니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목련꽃에 겹쳐놓은 소품이다. 가락이 안정돼 있는데다가 서정의 건강성도 돋보인다.
이병철·이형남·최경후씨의 작품을 끝까지 손에 들고 망설였다.
심사위원 / 이종문·강현덕(집필 이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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