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마루/현대시조

중앙 시조 백일장 / 8월 수상작

채현병 2011. 9. 2. 22:35

 

[중앙 시조 백일장] 8월 수상작

[중앙일보] 입력 2011.08.31 00:13 / 수정 2011.08.3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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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약력

1986년 서울 출생. 태학사에서 나온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으로 시조 독학(獨學) 중.

◆응모안내=매달 20일 무렵까지 접수된 응모작을 심사해 그 달 말 발표합니다. 늦게 도착한 원고는 다음 달에 심사합니다. 응모 편수는 제한이 없습니다. 장원·차상·차하 당선자에겐 중앙시조백일장 연말장원전 응모 자격을 드립니다. 서울 중구 순화동 7번지 중앙일보 편집국 문화부 중앙시조백일장 담당자 앞. (우편번호 100-759) 

이달의 심사평  호흡 거칠지만 세상 안으려는 정신 믿음직

이번 달 응모작에선 세상을 향한 따뜻한 눈과 서정적 자아, 사물을 시로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시조의 성패는 율격을 어떻게 맺고 풀며 치고 나가느냐에 달려있다. 특히 종장은 천지인(天地人)의 혼을 담아내는 정형의 그릇으로 그 안에 깊은 울림을 담아야 한다.

 장원작 ‘얼음새꽃’은 견고한 벽을 향해 절규하는 저항의 여린 속살을 따뜻한 시심의 옷으로 감싸고 있다. 이른 봄 눈과 얼음의 역경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얼음새꽃(복수초)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 호흡이 거칠고 시어의 정제된 맛은 덜하나 세상 현실을 시조에 담으려는 정신이 믿음직했다.

 차상 ‘아버지 중천’은 세련된 이미지로 잘 읽힌다. 다만 종장에서 심상(心象)을 맺지 못해 힘이 약화됐다. ‘칼바람 속에서도 마당 깊은 집이었다’처럼 세 수를 힘 있게 밀고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하 ‘뻐꾸기 울음은 ‘실안개 푸는 산이 딸꾹질을 해댄다’처럼 사물을 깊이 관찰하는 통찰력과 함께 사색의 힘이 돋보였지만 단형시조의 완결미는 부족했다.

 
심사위원=오승철·오종문(집필 오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