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 선연습의 효과적 방법
김성우(동양화가) http://blog.naver.com/sagerain
본 블로그의 그림과 글은 개인학습 이외의 사용을 제한합니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아니 미술을 전공했다 해도 수묵화를 접해보지 않는 분들이
수묵화와 인연을 맺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 여겨집니다.
오랜 수련 과정이 필요한데다 재료 또한 편리함과는 거리가 있으니 이해가 되는 바이지만
가장 장애요인은 아마도 스스로 결심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곧바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지만
오랜 동안 심사숙고하셨던 분들이라면 한번쯤 칼을 뽑아 보심이 어떨런지....
이런 분들의 결심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이 블로그에서 수묵화를 그리는 방법론을 차례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 동안 수묵화를 강의하면서 꼭 필요했던 부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학습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재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
그 중간 중간의 결과물들을 하나씩 공개하고자 합니다.
물론 여기서 소개하는 모든 선묘와 그림들은 본인이 직접 그린 것임을 밝혀둡니다.
*
흔히 수묵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곧바로 도전 받는 것이 이 선연습입니다.
선연습은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서예를 접해보셨던 분들이라면
그 기억을 다시금 떠올리면 조금은 도움이 될듯 합니다.
중봉(中鋒), 편봉(扁鋒), 역입(逆入) 등의 용어가 어딘가 낯 익다면 이미 모필을 사용해 보신 분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흔히들 칠하는 것을 생각할텐데,
수묵화에서 칠하는 과정이란 이미 선묘 과정을 어느 정도 거친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칠하는 과정을 기본 과정이라 말하기 어려우며
기본 과정의 시작은 바로 다양한 선묘 연습입니다.
물론, 벼루에 물을 따르는 양, 먹을 가는 방법, 먹이 충분히 갈렸는지 확인하는 방법,
모필에 먹물을 묻히는 양, 모필을 잡는 방법, 선을 그을 때의 자세, 화선지 앞뒤 구분법 등
사전에 미리 알아둬야 할 정보들이 제법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초보자라 하여도 사물의 이치는 사용하면서 깨닫게 되는 법입니다.
그러나 잘못 이해할 수도 있으니 관련정보를 어느 정도 접하신 후에
선 연습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선 연습(1)_ 가로선 세로선 긋기
수묵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선 연습은 시작부분이 서예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는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 과정은 더욱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가로 선 세로 선 연습은 아마도 너무 쉽다고 생각되어 소홀히 하거나 지나칠 수도 있는데
이 과정을 빼고 그냥 지나치면 곧바로 후회하는 일들이 산더미처럼 밀려옵니다.
왜냐하면 가로 세로 선긋기 과정은 말 그대로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연습을 시작할 때는 가로 선을 먼저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표시된 것과 같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번갈아 가며 긋도록 하고,
주의해야 할 점은 선의 굵기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양쪽 끝을 반드시 둥글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붓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거슬러 들어간다'는 뜻으로 역입(逆入)이라 부릅니다.
가로 선을 다 긋고 난 뒤에 세로 선을 긋는데,
세로 선 역시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번갈아 가며 선을 긋도록 합니다.
이렇듯 계속 연습하면 아래와 같이 격자 문양이 나타납니다.
각 선의 간격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너무 넓지만 않으면 괜찮습니다.
가로 선 긋기와 세로 선 긋기 연습이 조금 익숙해지는 듯 여겨지면
이때 가로 세로 선 긋기를 혼합하여 해봅니다.
예를 들어 가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긋는 선을 그었다면
그 다음은 세로 위에서 아래로 선을 긋고
그 다음은 가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긋고
또 다시 세로 아래에서 위로 긋는 방식을 계속 반복 하는 것입니다.
또한 가로 세로 선의 굵기도 조정하여 그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위와 같이 약간 더 굵은 선을 긋기도 하고 더 가는 선을 그어 보기도 합니다.
선의 굵기는 먹물의 양이 많아 화선지에서 번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붓과 화선지가 만나는 면적과 관계가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물론 붓을 누르는 손의 힘과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선 연습(2)_ 사선 긋기
사선 긋기는 가로 선 긋기나 세로 선 긋기에 비해 비교적 어려운 과정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몸이 잘 사용하지 않는 동작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처음 접할 때는 낯선 정도가 극에 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좌측하단에서 우측상단으로 긋는 선이 가장 쉽다고 생각하며,
그 다음은 우측상단에서 좌측하단으로 긋는 선,
그 다음은 좌측상단에서 우측하단으로 긋는 선,
그리고 가장 어렵다고 호소하는 선인 우측 하단에서 좌측 상단으로 긋는 선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어렵다고 호소하는 선의 경우,
일상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팔 동작이지만
운동을 할 때는, 특히 구기 종목에서 가장 빈번히 사용하는 동작입니다.
아마도 탁구나 테니스 등을 쳐보신 분이라면 상상이 되실 것입니다.
이 사선 긋기 연습은 충분히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역시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선 연습(3)_ 연속 직선 긋기
기본 단선 연습을 마치고 나면 기다리고 있는 과정은 연속 직선 긋기입니다.
이는 단선과 단선을 이어 다양한 방향의 선들을 연습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운필(붓의 운용)할 때 자유자재로 방향을 바꾸면서도
붓 끝이 화선지 위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방향을 틀 때마다 붓의 털들이 꼬여 마지막 선까지 긋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는 방향을 틀게 되는 모서리 부분에서 붓을 들어 붓끝으로만 세운 상태에서
다음 진행 방향을 향해 붓털을 눕히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더욱이 붓에 묻은 먹물의 양이 처음 출발할 때와는 달리 점점 소진하여 마지막 선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는 운필 속도를 조절하여 극복할 수 있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는 먹물의 양이 충분하기에 조금 빠른 속도를 유지하고
중간부분은 중간속도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그 속도를 늦춰서 충분히 먹물이 베어나오도록 해야합니다.
물론 선의 굵기는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별의 형태를 기울어지지 않게 정확하게 그어 공간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모서리 부분에 머무는 시간이 많으면 번질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선 연습(4)_ 연속 곡선 긋기
연속 선 긋기 과정 중에는 곡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체로 모필 끝으로 그리는 연속 곡선은 그리 어려운 과정이 아닙니다.
그러나 선의 굵기가 굵어진다면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곡선을 조금만 진행해도 모필의 털들은 요동을 치며 뒤틀리게 되고
이렇게 뒤틀린 모필은 다시금 원상태로 돌아오기는 것이 거의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붓을 돌려가며 원을 그리는 것은 선연습의 원래 취지와 맞지 않는 것이고
결국 방법은 붓을 긋는 중간 중간에 꼬이려는 붓털을 계속 풀어가며 그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연속 곡선 긋기는 이러한 운필 과정을 소화하기 위한 선연습 과정입니다.
운필 방향은 안에서 밖으로 긋는 방법으로 하되 시계방향(우)과 반시계방향(좌)으로 연습하며
일정한 두께로 선을 긋고 끝부분 마칠 때 붓의 털이 처음과 같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 연습(5)_ 굵기 변화 선 긋기
선의 굵기는 다양한 이유로 결정되지만 가장 빈번히 나타나는 경우는
붓을 누르는 힘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굵기 변화를 이해하여 선을 긋기 어려우며
다양한 변수에 대해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요인별로 보자면 붓을 누르는 힘의 정도, 붓이 그어지는 속도, 먹물의 양 등이 중요하고
붓의 크기(붓 털의 양), 붓 털의 길이, 붓 끝의 마모 정도 등도 영향관계에 있습니다.
1번 선은 처음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굵게 하여 점차 진행하면서 가늘어지는 선입니다.
2번 선은 가늘하게 시작하여 진행하면서 굵어지다가 2/3지점에서 다시금 가늘어지는 선입니다.
3번 선은 가운데가 가장 굵고 가장자리 끝이 모두 가는 선으로 표현되어 균형을 잡는 선입니다.
4번 선은 처음과 가운데, 끝이 가늘어 지게 하면서 굵기 변화가 가장 심한 선입니다.
5번 선은 처음과 끝을 가장 굵게 하여 오히려 가운데를 가늘게 함으로써 대비 시킨 선입니다.
6번 선은 처음에는 굵게 시작하지만 곧바로 가늘어지고 서서히 굵어지다 다시 가늘어지는 선입니다.
7번 선은 6번 선의 반대 모습으로 중간 굵기로 시작하여 굵어지다 가늘어지고, 또다시 굵게 끝납니다.
선 연습(6)_ 농담 변화 선 긋기
선의 외형적 형태를 연습하는 선 긋기 연습은 앞서 마쳤기에
여기에서는 선의 짙거나 묽은 정도를 표현하는 농담(濃淡) 표현법을 이용한 선 긋기 연습을 합니다.
처음 시작은 역입하지 않고 붓 끝이 드러나게 표현하며 마지막을 역입하여 맺어줍니다.
1번 선은 선의 가운데 부분이 어둡고 가장자리가 밝은 상태로 부드러운 선을 구사할 때 사용하는데,
이를 긋기 위해서는 중간 농도의 먹물을 묻힌 붓을 수직상태로 들어 물통에 1/3 가량 넣었다가
곧바로 빼서 그리면 효과적입니다. 다만 계속 그을 수록 점점 진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2번 선은 1번 선과 반대의 농담으로, 가장자리가 어둡고 가운데가 밝은 선이며 대나무 등 둥근 형태
묘사에 빈번하게 사용하는 선입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모필에 먹물을 묻힐 때 골고루 묻히는
것을 피하고 한쪽면만 묻힌 다음 반대 면을 화선지에 대어 선을 그으면 이렇듯 속이 밝게 표현됩니다.
3번 선은 아래가 어둡고 위가 밝은 선 표현법으로 붓 끝을 아래로 하여 모필을 편봉으로 사용합니다.
4번 선은 위가 어두운 선으로, 3번선과는 반대로 붓끝을 위로 하여 모필을 편봉으로 사용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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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화는 우리가 흔히 문인화, 또는 사군자로 부르는 화목의 재료적 의미를 지닌 포괄적인 명칭입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수묵화의 기본 과정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자 비정기적으로 수묵화에 대한 실습과
이를 뒷받침할만한 이론내용을 소개하여 수묵화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묵화 선연습의 효과적 방법" 소개는 그 첫 문을 여는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다음은 사군자의 기본이면서도 가장 까다로운 묵란 표현법에 대한 체계적 방법론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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