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우리나라의 평야

        1-7. 우리나라의 평야

                                                                                    권혁재(고려대 교수. 지리학)

 

   평야란 해발고도가 낮고 기복이 작거나 거의 없는 넓은 땅을 가리키는데, 우리나라는 산지가 많은 까닭에 사방으로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평야는 없다. 평야는 농업에 중요한 지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논농사에 이용되고 있다. 호남평야, 나주평야, 김해평야, 논산평야, 평택평야, 김포평야, 재령평야, 안주평야 등 우리나라의 주요평야는 큰 하천을 끼고 그 하류에 발달되어 있다.

 

   우리나라 평야지대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곳은 예외없이 하천의 토사가 쌓여 형성된 충적지로 되어 있는데, ‘들’ 또는 ‘벌’이라고 부르는 지형이다. 넓은 충적지는 현재의 해면을 기준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고도가 극히 낮은 것이 특색이다. 일반적으로 해발고도가 5m 내외이며, 높은 경우라도 10m를 크게 웃돌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집중호우 시 물이 잘 빠지지 않고, 하천이 범람하기 쉬어 큰 수해가 발생한다. ‘벌’이란 ‘들‘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으나 침수가 빈번한 저습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충적지는 하천을 끼고 있지만 들 전체를 관개할 수 있는 수리시설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황무지나 다름없었으나, 근대적인 토목기술과 자본의 투입으로 대규모 방수제와 수리시설이 설치되면서 황무지가 새로운 곡창지대로 변모하여 새로운 농촌이 들어서고 새로운 경관을 보여주게 되었다.

 

 

  권혁재 교수 ; 전) 고려대학교 교수. 지형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