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한국, 한국인/한반도의 자연

1-5. 제주도와 백록담

채현병 2018. 4. 2. 20:41

     1-5. 제주도와 白鹿潭

                                                                            이문원(강원대 교수. 지구과학)

 

   제주도는 지질 연령면에서 백두산, 울릉도 등과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젊은 나이를 갖는 곳이다. 섬 전체가 화산 활동으로 분출된 물질만으로 이루어진 화산섬이다. 또한 화산의 원지형이 그대로 남아있어 국내외의 많은 학자들이 연구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제주도는 장경이 약 80Km, 단경이 약 40Km인 타원형이며 섬의 중앙에 해발 1,950m인 한라산이 있다. 그래서 섬 전체의 단면은 큰 방패를 엎어놓은 모양(순상화산)이며,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섬 전체의 지형은 경사도에 따라 두 부분으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해안에서 해발 약 400m 사이의 지역으로 평평한 대지를 이루는 해안지대이다. 이 지역에 제주도 인구의 대부분이 산다. 다른 하나는 해발 400m 이상에서 한라산 정상까지의 한라산 덩어리다. 그리고 섬 전체에는 크고 작은 분화구가 300여개 이상 산재한다. 이 중 가장 큰 것이 한라산의 백록담 분화구이며, 작은 것은 직경 수십 미터가 되는 기생화산이다. 이 분화구들은 제주도의 장축 위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원추형의 원지형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는 총 둘레 약 3, 동서길이 600m, 남북길이 500m인 타원형 화구이다. 신생대 제3·4기의 화산작용으로 생긴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형성되었으며, 높이 약 140m의 분화벽으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옛 신선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과 흰 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전설 등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다른 한라산의 기생화산들은 분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화구에 물이 고이지 않는 데 비해, 백록담에는 물이 고여 있다. 과거에는 1년 내내 수심 5~10m의 물이 고여 있었으나 담수능력이 점점 떨어져 수심이 계속 낮아지고 있으며 바닥을 드러내는 날도 많아지고 있다. 백록담 물의 일부분은 땅 밑으로 복류한다.

 

   백록담 화구벽의 암질은 동쪽과 서쪽이 서로 다르다. 서쪽은 화산활동 초기에 분출한 백색 알칼리 조면암이 심한 풍화작용을 받아 생긴 주상절리가 기암절벽을 이루며, 동쪽은 후기(25천 년 전)에 분출한 현무암으로 되어 있다. 분화구와 절벽에는 눈향나무 덩굴 등의 고산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제주도 해안에는 성산 일출봉과 같이 수중에서 폭발하여 융기에 의해 해수면 위로 올라온 분화구가 있다. 또한 해안지대에는 만장굴이나 빌레못굴처럼 연장길이가 수 킬로미터 이상 되는 용암터널이 많다. 제주 화산의 활동 시기는 지질학자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 최근 K-Ar 측정법으로 제주도 용암류를 연대 측정한 결과, 제주도의 화산활동은 적어도 약 75만 년 전에 시작하여 약 2만천 년 전까지 계속되어 많은 화산 분출물을 내뿜었음을 밝혀냈다.

 

   제주도에서 서기 1002, 1007년에 화산활동이 있었다는 옛 문헌의 기록과, 서기 1445, 1570년에 큰 지진이 있었다는 동국여지승람 제38권의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역사시대에도 크고 작은 규모의 지진과 화산활동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K-Ar

암석을 가열하여 그 속에 있는 아르곤의 양을 측정한 후, 이 측정치에서 거슬러 올라가 아르곤 초기치 0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K-Ar법과 또 다른 연대 측정 방법으로 U-Pd법이 있다.

 

 

이문원 교수 약력

-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 고등학교 교과서 [지구과학] 공저 외 다수


'ㄴ 한국, 한국인 > 한반도의 자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 우리나라의 평야  (0) 2018.04.04
1-6. 우리나라의 해안  (0) 2018.04.04
1-4. 백두산과 천지  (0) 2018.04.02
1-3. 우리나라의 강  (0) 2018.04.02
1-2. 우리나라의 산  (0) 201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