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마루/시조학

고금가곡 / 송계연월옹

채현병 2021. 4. 26. 20:28

송계연월옹의 시 | -조선시대

김영도 2018. 6. 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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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연월옹의 시

송계연월옹(松桂烟月翁)은 영조 때의 가인(歌人)으로 추측되나 생몰연대가 미상이다. <한국시가사강>에 의하면, <고금가곡(古今歌曲)>의 편찬자로 권말에 ‘갑신춘(甲申春) 송계연월옹’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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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연월옹(松桂烟月翁)은 영조 때의 가인(歌人)으로 추측되나 생몰연대가 미상이다. <한국시가사강>에 의하면, <고금가곡(古今歌曲)>의 편찬자로 권말에 갑신춘(甲申春) 송계연월옹이라는 간지와 호가 적혀 있을 뿐이다. 또 권말에 평생에 세 가지 유쾌한 일이라 하여, 일찍 과거공부를 그만 둔 것과, 두루 산천을 유람한 것, 그리고 늙기 전에 한가하게 화조(花鳥)를 즐긴 것을 들었고, 자신의 시조에서 벼슬을 매양 하랴 고산(故山)으로 돌아오니라고 하거나, ‘삼십년 풍진 속에 동서남북 분주하여 / 이 몸이 진()하도록 나라 은혜 갚자터니라고 한 것 등을 보아 젊어서 벼슬하다가 만년에 강호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일흔 살에 파적(破寂)거리로 <고금가곡>을 편찬하여 그 후반에 294수의 시조를 주제별로 분류하여 싣고 자작시 14수를 뒤에 붙였다. <고금가곡>이라는 시조집 제목도 그의 시조에 고금가곡을 모도와 쓰는 뜻은이라는 구절에서 추정한 것이다.

 

 그가 세 가지 유쾌한 일이라고 한 것을 참고하여, 벼슬에 대한 미련을 끊고 전국을 유람한 것을 골랐다. 첫 수는 삼십년 동안 벼슬에 종사하다가 나이 들어 그만둔 심정을 읊은 것이다. 과거공부를 그만 두었다는 말로 보아 문무과(文武科) 과거를 거치지 않은 하급직이 아니었나 생각되지만 확언할 수 없다. 둘째 수에서 젊어서는 기운이 솟아 공명에 뜻을 두었으나 중년에 그것이 뜬구름 같이 허망한 것인 줄 알고 물러났다고 했다. 그리하여 한가하게 거문고와 책을 벗하는 생활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는 젊어서 벼슬에 나갔다가 중년에 벼슬을 그만 두고 강호자연으로 돌아온 사실을 읊었다. 셋째 수는 국경지역을 둘러본 감회를 표현한 것이다. 괘궁정은 혜산진의 남문으로 복융대(服戎臺)라고 하던 것을 고쳐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혜산진 앞을 흐르는 강은 두만강이 아니라 압록강인데 시인의 착오인 듯하다. 갑산의 혜산진에 유람하여 괘궁정에서 압록강 건너 오랑캐 산천을 바라보며 앞을 흐르는 압록강을 굽어보면서, 이 곳을 지키던 장수도 늙었을 것이라며 자신도 늙었음을 서글퍼하였다. 넷째 수는 마천령에 올라 동해를 바라보는 장관을 읊은 것이다. 마천령은 단천에 있는 높은 고개로 함경남도와 함경북도의 경계가 된다. 마천령에서 동해를 보는 장관은 시인들이 한시로도 많이 읊었다. 여기서는 동해의 장관을 물 밖이 구름이요 구름 밖이 하늘이라고 하여 넓고 아득한 정경을 그려놓았다. 산천을 두루 유람하면서 이런 광막(廣漠)한 풍경을 본 것이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이었나 보다.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서 강호자연에 묻혀 사는 심정을 담은 작품들과 풍류스런 마음을 드러낸 작품이다. 첫 수는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심정을 읊은 것이다. 고향에 돌아와 자연과 벗하며 세속에서 낀 때를 씻고, 바람에 실려 오는 세속현실의 기별을 듣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는 자연으로 돌아온 것이다. 둘째 수에서 그는 자연에 동화한 경지를 읊었다. 손이 아파서 거문고를 타지 못하고 북쪽 창밖 소나무 그늘에 줄을 얹어 걸어두었더니 바람결에 거문고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자연이 연주하는 거문고 소리다. 이를 듣고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으니 자연에 동화된 경지라 할 만하다. 셋째 수는 자연을 즐기면서 세속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드러내었다. 밤중에 달이 돋으니 창밖에 솔 그림자가 진다. 시인은 자연을 벗하여 그냥 달과 소나무를 좋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주는 고요한 듯하지만 언제나 변화하고 생동한다는 진리를 깨우치는 것이다. 그것은 소옹(邵雍)청야음(淸夜吟)’에서 달이 하늘 가운데 오고, 바람은 물 위에 불어올 때, 이러한 맑은 의미를 헤아려 아는 사람이 드물다.(月到天心處 風來水面時 一般淸意味 料得少人知)”라고 읊은 경지와 통할 것이다. 이런 경지를 세속의 이욕에 취한 사람들이 알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넷째 수는 조금 색다르다. 선연동은 기생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선연동을 찾아 많고 많은 무덤을 보며 아름다운 여인들이 죽어서 묻힌 것을 아쉬워하면서 자신이 죽은 후에라도 기생의 무덤 사이에 묻히기를 바라는 풍류스러운 마음을 토로하였다.

 

 이별과 늙음, 탄식과 위안 등을 읊은 작품들이다. 첫 수는 이별가다. 연분이 다해 오늘 이별하면 언제 다시 보겠느냐고 아쉬워하고, 꽃 피고 달 밝으면 그것을 반기듯 자신을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번 가면 삼천리나 떨어진다는 것은, 사람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이니 삼천리는 바로 멀어진 마음의 거리인 것이다. 그래서 이별을 아쉬워하는 노래다. 둘째 수에는 늙음이 찾아와 머리카락이 세는 것에 놀랐다가 늙으면 세는 것이 예사라며 자신을 달랜다. 그리고 머리는 세지만 사랑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늙음을 아쉬워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셋째 수는 기울어지는 위태로운 집을 걱정하여 나무로 괴었으면 좋겠다고 읊었는데, 문제는 위태로운 집이 무엇을 뜻하느냐는 것이다. 국가인지 가문인지 아니면 가정인지 짐작하기 어렵다. 시란 이런 의미의 애매성에서 함축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여러 가지 뜻으로 읽을 수 있다. 당시 정쟁으로 인한 왕권이나 국가의 위태로움을 걱정했다고 볼 수 있고, 또 정쟁이나 불운으로 말미암아 몰락한 가문이나 가정을 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위태로움을 그 구성원은 모르고 있는 것이 더 큰 걱정이라고 했다. 넷째와 다섯째 수는 <고금가곡(古今歌曲)>을 편찬하게 된 과정과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늙어서 소일거리로 이 책을 편찬하게 되었다고 하고, 지금 나이 칠십이지만 팔십까지 산다면 두고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가집은 앞부분에 귀거래사 등 중국 사부(辭賦) 가곡(歌曲) 13편을 싣고, 뒷부분에 관동별곡 등 우리나라 가사 12편과 장단가 294수를 수록해서 곁에 두고 심심파적거리로 삼으려고 한 것임을 이 시조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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