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마루/시조학

고궁단영

채현병 2021. 12. 20. 19:34

고궁단영(古宮短詠)

                                                                                        詩牧 作

 

수수한 봄바람에 옛 궁전(宮殿) 찾아드니

광화문(光化門) 간곳없고 돌집 하나 높아있네

낯설은 길손 하나만 눈물짓고 가더라

 

신라적 옛 불상(佛像)과 고려적 도기(陶器)들은

기리고 기린 자취 보래라 하건마는

보아도 보지 못하니 그를 설워 하노라

 

근정전(勤政殿) 앞에 두고 뒷문 쫓아 들어가니

진흙속에 묻혀누운 무심한 돌해태야

오백년 거룩한 공을 너는 알까 하노라

 

경회루(慶會樓) 깊은 못에 봄얼음 처음 녹고

소나무 빈 정자에 조작(鳥鵲)만 찌적인다

바람이 문에를 쳐도 애끊는듯 하여라 

 

 

*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경복궁의 모습을 노래한 시조로,

 소화2년(1927년) <東光 7월호>에 실린 '詩牧'의 작품

 

* 국립고궁박물관 <古宮年華>展에서.(전시 : 2021, 12. 1 ~ 2022. 2. 27)

 1부) 바람이 문에를 처도

 2부) 진흙속에 묻혀눕은

 3부) 오백년 거룩한 공

 4부) 봄어름 처음 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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