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운곡시조문학상 시상식 개최
- 일시 : 2024.4.27.(토). 오전 10:00
- 장소 : 상지대학교 본관 대강당(5층)
<대상 수상작>
묵사발
- 한 영 권
몸에 딱히 좋다며 묵 먹으러 가잔다
상머리 둘러앉은 묵사발 한 그릇씩
품은 속 오랜 앙금이 사발 가득 담겼다
존득한 묵 덩어리 젓갈로 집어 든다
속 쓰린 지난 얘기 손 쉬이 집어질까
동강 날 그 기세대로 탱글탱글 몸을 꼰다
묵힐수록 에인, 감출수록 아린 사연
아무 맛 모른 채로 허기진 배 달래던
그 묵을 한 상 받고는 묵상이다, 묵묵히
<신인상 수상작 / 동시조>
봄 소식
- 조 영 근
움트는
버들개지
봄소식 전하고자
종다리
자유롭게
하늘을 날고픈데
북녘땅
시린 언덕엔
아직 봄이 멀었네
<2024 제8회 운곡시조문학상 심사평>
안녕하세요.
심사평에 앞서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운곡학회 관계자 여러분과 한상철 이사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운곡시조문학상의 큰 맥을 잇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딛고 추진해 오셨다는 말씀을 듣고 깊이 감동했습니다.
원주는 옛부터 우리나라 시조의 전통을 튼튼하게 이어 내려온 고장입니다. 운곡 원천석 선생님으로부터 시작하여 강원관찰사 황희 정승, 생육신의 한 분인 원호 관란 선생, 강원관찰사 재임 시에 많은 시조를 남긴 송강 정철 선생과 신현조 관찰사로 이어지는 강원시조의 맥은 오늘날까지 꿋꿋이 이어져 내려와 현재는 우리나라 시조단에서 빛나는 활동을 보여주시는 원주지역 시조시인이 50명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원주의 긍지이며 자랑입니다. 앞으로 원주 지역의 시조문화를 더욱 크게 꽃피우리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여말선초(麗末鮮初) 올곧은 선비의 상징인 ‘운곡 원천석’ 선생께선 생전에 주옥같은 시조 ‘회고가’, ‘절의가’등으로 후세에 큰 가르침을 남겨주셨습니다. 선생의 높은 학문과 올곧은 선비정신과 심오한 문학세계를 계승·선양하여 한국 시조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나갈 시조 작가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제정한 “운곡시조문학상”이 벌써 제8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제8회 운곡시조문학상에는 147명 441편을 응모하여, 제7회 응모 편수에 비하면 거의 1.5배 증가하였습니다. 응모지역도 미국을 비롯하여 전국 각 처에 골고루 분포하여 운곡시조문학상이 우리나라 문학계에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우 기쁜 일입니다.
‘운곡학회’로부터 심사의뢰를 받은 우리 심사위원 3인은 심사에 들어가기 전에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심사기준과 방침을 정하였습니다.
<심사 기준>
① 음수기본형의 틀 안에서 율격이 잘 살아나 있는가?
② 시어의 선택이나 시상의 전개과정이 시제와 적절한가?
③ 시조의 절제미와 함께 종장에 있어서 반전의 묘미를 잘 살렸는가?
④ 현대라는 시대정신 속에서 꿈틀대는 시혼이 살아 있는가?
⑤ 인류의 이상을 향한 지성이 깃들어 있는가?
<심사 방침>
① 무기명 블라인드 심사를 원칙으로 한다.
② 응모작은 대상부문과 신인상부문으로 나누어 심사한다.
단, 신인상부문에 동시조를 포함키로 한다.
③ 예선을 통하여 본선에 오를 작품을 1차 선정한다.
④ 심사위원 별로 본선에 오른 작품을 A,B,C 3단계 채점을 한다.
⑤ 채점 결과를 합산하여 종합적 평가를 하고 입상순위를 정한다.
⑥ 최종적으로 응모자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표절유무등 수상 적격여부를 가린다.
신인상 부문에는 60명 180편이 응모하였습니다. 이 중에 「가을」, 「봄비」, 「봄 소식」이 결선에 올랐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심의에 심의를 거듭한 결과 전원일치로 조영근 씨의 「봄 소식」을 신인상부문 수상작으로 선하였습니다.
신인상 수상작인 조영근 씨의 「봄 소식」은 단수로 쓴 동시조임에도 불구하고 시조로서의 구비조건인 기승전결 형식과 종장의 반전 묘미를 잘 살린 작품입니다. ‘새봄을 맞이하여 버들개지도 봄 소식을 전하고 종다리도 봄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데, 아직도 북녘땅 시린 언덕에는 봄소식이 멀기만 하다.’ 우리는 이 한 수의 동시조 속에서 이 시대의 아픔을 통감하는 작가의 시혼과 깊숙이 교감하게 됩니다.
대상부문에는 87명 261편을 응모하였습니다. 심사위원 3인은 심사 기준 및 방침에 따라 엄정히 심사하여 「웃음방아 타령」, 「올 리브, 올리브」, 「매화가 피는 것은」, 「묵사발」을 결선에 올렸습니다.
대상부문 수상작인 한영권 시조시인의 「묵사발」은 묵사발의 특징을 아주 쉽게 포착한 시조입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감칠맛이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셋째 수 초장 전구의 율격에서 다소 문제점이 있었지만, 중장, 종장에서 보여준 마무리 솜씨는 가히 일품입니다. 그리하여 「묵사발」 셋째 수 종장에서 독자들을 깊은 사유에 빠지게 합니다.
끝으로 제8회 운곡시조문학상에 응모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고, 본선에 오른 다섯 분의 시조시인과 수상자 두 분께 축하의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건안 건필하시어 널리 문명을 떨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2024. 4. 27
심사위원 : 김선배 류각현 채현병(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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