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원행正祖園幸 팔일간의 축제祝祭
-2015 수원화성박물관 특별기획전
<정조, 8일간의 수원행차 의궤전>을 보고-
海月 채현병
<序-1> 정조원행正祖園幸 - 1
을묘년 이월구일 묘시卯時를 맞이하매
어마님 모시옵고 원행園幸을 행行하셨다
아 벌써 이백이십 년 긴 세월이 흘렀다
* 園幸 : 園(세자, 혹은 후궁의 묘)에 가는 임금의 거둥(行幸;행차).
* 卯時 : 새벽 5~7
* 乙卯년(1795) 윤2월 9일 卯時, 正祖大王의 園幸이 시작되다.
* 수원화성박물관에서(2015. 11, 11).
<序-2> 정조원행正祖園幸 - 2
세월은 흘러가도 행행幸行은 광휘光輝하고
거둥을 회상하니 만물萬物의 표상表象이라
높은 뜻 기리 받들어 전수傳授코자 함일레
* 幸行 : 임금이 대궐밖으로 행차함.
* 거둥 : 임금의 행차.
<序-3> 정조원행正祖園幸 - 3
천명天命을 받드시매 도리道理를 다하시고
천심天心을 읽으시매 이상理想을 펼치도다
백성百姓도 함께일러니 여민동락與民同樂 하리라
* 天命 : 하늘의 명령.
* 天心 : 하늘의 뜻.
* 與民同樂 : 임금이 백성과 더불어 즐김.
<첫날-1> 숭례문崇禮門을 나서며
숭례문崇禮門 열고나니 아침해 싱그럽고
주교舟橋를 건너가니 봄빛이 완연하다
청아淸雅한 삼부음조三部音調에 금부용金芙蓉도 웃는다
* 崇禮門 : 남대문
* 舟橋 : 배다리
* 三部音調 : 아악(생황, 대종, 쇠북, 경쇠), 일상음악(질장구, 북, 피리)
군대음악(뿔피리, 진거, 나팔 등)의 합주.
* 金芙蓉 : 서울 장안 지형을 ‘金 연꽃’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첫날-2> 혜경궁惠慶宮 관광觀光
붉은 옷 입은 여관女官 좌우로 벌려서니
황금빛 치장 안에 혜경궁惠慶宮 계오시네
눈빛이 저리 맑으니 우러르지 않으리
* 園幸整理儀軌圖에서 慈宮(惠慶宮 洪氏)의 덩(德應)을 보며.
* 덩 : 德應. 왕실여인(공주, 옹주 등)이 타는 가마.
가마 몸체에 朱漆을 하고 휘장을 길게 내림.
* 觀光 : 王(빛)을 바라봄.
나라의 풍경, 풍물을 구경하고 즐김.
<첫날-3> 정조正祖 관광觀光
한 조각 붉은 기운 말 위로 내려앉듯
융복戎服을 걸치시고 전립戰笠을 쓰셨으니
그 모습 하나만으로 관광觀光하게 하소서
* 戎服 : 天翼. 조선시대 무관의 公服.
* 戰笠 : 융복을 입을 때 갖추어 쓰는 갓.
<첫날-4> 마중나온 백성들
원행園幸길 마중가니 행렬이 수십리요
행길에 나서보니 발 디딜 틈도 없다
국밥집 막걸리잔도 춘광春光속을 노닌다
* 園幸整理儀軌圖에서 마중 나온 백성들의 모습을 보며.
<첫날-5> 시흥행궁始興行宮
용양봉저정龍驤鳳翥亭에서 마음에 점을 찍고
만안현萬安峴 올라서니 저 아래 시흥始興이라
오늘은 저 관아官衙에서 하룻밤을 유留하리
* 龍驤鳳翥亭 : 동작구 본동 10-30 소재 정자. 1791년(정조15년) 건립.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6호. 단아한 형태의 온돌구조 누정.
용이 고개를 들 듯, 새가 날아오르는 듯한 정자.
* 萬安峴 : 마냥고개
* 始興 : 현재 始興官衙터에 자리잡았던 始興行宮.
<둘쨋날> 사근평행궁肆覲坪行宮
장산長山이 어드메요 청천晴川은 또 어드메요
사근참肆覲站 들어가니 궂은비 내리거다
하늘도 내리 슬픈가 울고 울고 또 운다
* 長山 : 안양참 남쪽 장산모루.
* 晴川 : 맑은내뜰. 晴川坪.
* 肆覲站 : 肆覲坪行宮. 沙斤川의 별칭.
정조어가 행렬이 둘쨋날에 점심을 드신 곳.
이 날(둘쨋날) 낮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림.
<둘쨋날 별첨-1> 임오화변壬午禍變
그 날도 비가 왔지 억수로 비가 왔지
뒤주의 틈사이로 빗물이 새들었지
목마름 덜어드리려 그렇게도 왔었지
* 壬午禍變
-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사건.
- 임오년(1762년) 윤5월 13일 노론과 부왕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힘.
- 임오년 윤5월 21일 뒤주 속에서 殞命.
- 하늘에서 뇌성벽력을 치며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고 함.
<둘쨋날 별첨-2> 현륭원顯隆園 천장遷葬
왕위에 오르시자 적자嫡子를 밝히시고
아버님 지하궁地下宮을 화산花山에 옮기시니
받들어 뫼시는 마음 은중경恩重經과 같아라
* 嫡子를 밝히시고 : 1776년 정조 즉위시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천명.
* 花山에 옮기시니 : 1789년 10월 7일, 양주 중량포 拜峰山에 모셨던 사도세자
永祐園을 수원부 花山으로 遷葬하고 顯隆園으로 개명.
후에 고종(1899년)때 莊祖로 추존되면서 隆陵으로 격상.
* 恩重經 : 父母恩重經. 지극히 크고 깊은 부모의 은혜 報恩하는 내용의 불경.
<둘쨋날 별첨-3> 성군聖君 정조正祖
규장각奎章閣 세우시고 장용영壯勇營 설치하니
문무文武를 아우르는 성군聖君의 모습이다
탕평책蕩平策 함께 펼치니 태평성대太平聖代 오리라
* 奎章閣 : 1776년 3월 11일에 창경궁 禁苑에 설치한 왕립도서관.
* 壯勇營 : 무과출신의 정예 禁軍. 1785(정조9년) 壯勇衛 창설.
1793(정조17년) 壯勇營을 설치하여 內營(도성중심)과
外營(수원화성)으로 구성. 1802(순조2년) 總理營 개칭.
* 蕩平策 : 영조와 정조가 당쟁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여 당파 간 정치세력의 균형을 꾀하던 정책.
<둘쨋날 별첨-4> 화성건설華城建設
이상理想을 실현하니 새로운 모델model이라
화성華城을 쌓으시고 행궁行宮도 지었어라
백성百姓도 함께 따르니 신풍루新豊樓라 하리라
* 華城
- 1794년(정조18년) 1월 착공, 1796년(정조20년) 9월 준공.
- 正祖의 명을 받들어 채제공 총리대신의 총괄하에 신도시 수원 건설.
- 華城城廓 5520m, 華城行宮 557칸.
- 사적 제478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 新豊樓
- 1790년(정조14년)에 지은 華城行宮의 정문.
- 흉년에는 진휼행사(백성들에게 양식을 풀어주는 행사)를 펼침.
- 1795년 정조 행차 시에도 백성들에게 친히 쌀을 나누어 줌.
<셋쨋날-1> 대성전大成殿 참배參拜
셋쨋날 이른 아침 대성전大成殿 안에 들어
선성先聖을 배알拜謁하고 하루를 여시거니
옛 성현聖賢 모두 일어나 맞절하며 반긴다
* 셋쨋날 : 을묘년 화성행궁 입궁후 첫날. 1795년 음 윤2월 11일(癸巳日).
* 大成殿 : 수원 향교 내 공자의 위패를 모셔놓은 전각.
* 先聖 : 옛날 聖人.
* 聖賢 : 聖人과 賢人.
<셋쨋날-2> 문무과文武科 알성시謁聖試
이른 봄 피는 꽃이 개나리 뿐이던가
젊은이 불러모아 알성시謁聖試 베푸나니
홍안紅顔에 어사화御賜花여라 만화방창萬化方暢 하리라
* 謁聖試 : 1차시험에 통과한 과거응시자에게 임금님이 문묘에
배알한 뒤에 직접 주관한 과거제도.
* 紅顔 : 젊고도 아름다운 얼굴.
* 御賜花 : 조선시대 과거에 급제한 자에게 임금이 하사한 종이꽃.
참대오리 2개를 종이로 감아 모으고 다홍색, 보라색,
노랑색 종이꽃을 꿰어 복두에 꽂을 수 있게 만든 꽃다발.
* 萬化方暢 : 봄이 되어 온갖 사물이 번화스럽게 자라남
<넷쨋날-1> 현륭원顯隆園 참배參拜
휘장揮帳 속 님을 만나 옥음玉音을 터뜨리니
눈 감아 삼십삼년 귀 막아 삼십삼년
기나긴 그 세월들이 가만가만 울리네
* 園幸乙卯 넷쨋날(1795년 윤2월 12일) 아침, 慈宮(惠慶宮 洪氏)께옵서
사도세자와 사별(1762년)후 처음으로 顯隆園을 참배하심.
* 惠慶宮의 떨리는 玉音을 듣고 正祖께오서 蔘笭茶를 대령케 하심.
<넷쨋날-2> 서장대西將臺 군사훈련軍事訓鍊
깃발이 올라가니 주조晝操의 시작이요
횃불이 올라가니 야조夜操로 이어진다
밤새워 참관參觀하시니 강군剛君일시 분명타
* 晝操 : 병조와 장용영 군대가 벌이는 주간 군사훈련.
* 夜操 : 병조와 장용영 군대가 벌이는 야간 군사훈련.
* 을묘년 윤2월 12일, 정조께서 현륭원을 참배하시고나서
오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서장대 군사훈련>을 참관
하시고 군사의 움직임이 모양을 잘 갖추었다고 칭찬하심.
<다섯쨋날-1> 봉수당奉壽堂 진찬례進饌禮 - 1
봉수당奉壽堂 지으시고 현판懸板을 다셨으니
오늘을 기리고자 벼르고 벼르던 일
진찬연進饌宴 열어드리고 만수무강萬壽無疆 비옵네
* 奉壽堂 : 1789. 9. 25 준공한 화성행궁의 正殿으로 '만년의 壽를
받들어 빈다'는 뜻을 지님.
화성유수부의 동헌으로 '壯南軒'이라고도 함.
* 進饌宴 : 進饌禮. 궁중잔치의 하나. '奉壽堂 進饌禮'는 정조대왕이
화성행궁에서 열어드린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다섯쨋날-2> 봉수당奉壽堂 진찬례進饌禮 - 2
첫 잔을 올리시니 헌선도獻仙桃 따르옵고
두 잔을 올리시니 금척무金尺舞 하황은무荷皇恩舞라
주렴珠簾 속 님의 미소가 해 돋는 듯 하더라
* 獻仙桃 : 仙人 西王母가 3천년에 한번 열리는 천도복숭아를 바친다는
내용의 呈才(궁중 進宴의식에 쓰던 무용).
* 金尺舞 : 이태조가 건국하기 전에 꿈속에서 신령님께 금으로 만든
尺을 받았다는 내용의 呈才.
* 荷皇恩舞 : 세종이 명나라 황제에게 왕의 인준을 받아 온백성이 기뻐
한다는 내용의 呈才.
* 珠簾 : 구슬을 실에 꿰어 만든 발.
* 님 : 惠慶宮 洪氏.
<다섯쨋날-3> 봉수당奉壽堂 진찬례進饌禮 - 3
관화곡觀華曲 깊은 뜻이 삼축三祝을 능가하니
봉황이 저를 불고 난새가 피리를 분다
날마다 오늘만 같아라 천세천세千歲千歲 천천세千千歲
* 觀華曲 :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이하여
奉壽堂 進饌禮의 後唱曲으로 지은 악장.
* 三祝 : 富貴, 長壽, 多男.
* 저 : 橫笛. 가로로 불게 만든 관악기(대금, 소금 등).
* 난새 : 전설 속 상상의 새로 닭의 모양과 비슷하나, 붉은 깃에
다섯가지 색채가 빛나고 울음소리가 五音에 맞는다 함.
* 千歲 : 천년의 오랜 세월. 오래도록 살기를 비는 뜻에서 하는 말.
<엿새쨋날 -1> 진휼賑恤
풍豊땅을 여시나니 새로운 고향이라
신풍루新豊樓 열어두고 진휼賑恤을 펴시거다
우러러 받드시나니 사민四民 기민饑民 이렸다
* 賑恤 : 가난하고 궁색한 백성을 가엾이 여겨 양곡을 베풀어 줌.
* 豊땅 : 豊沛. 제왕의 고향(한고조가 태어난 지명).
* 新豊樓 : 華城行宮의 정문 누각.
* 四民 : 士農工商. 선비와 백성.
* 饑民 : 굶주린 백성.
<엿새쨋날 -2> 낙남헌洛南軒 양노연養老宴
일흔을 넘긴 선비 예순을 넘긴 백성
한자리 모시고서 잔치잔치 벌렸네
성군聖君이 따로 있던가 요순시대堯舜時代 예 있다
* 洛南軒 養老宴
- 1795년 윤2월 14일에 영의정 홍낙성을 비롯한 원로대신 15명과
화성부에 사는 노인 384명을 초대하여 베푼 양로연회.
- 찬안 위에 음식과 술이 마련되고, 무병장수를 뜻하는 노란비단
수건을 맨 지팡이와 비단 한 단씩 나누어 줌.
- 악공과 무희들의 공연을 보며 잔치를 즐김.
- 구경나온 백성들에게도 잔칫상을 내림.
<엿새쨋날 -3> 화일곡化日曲 연주演奏
하늘의 복을 받아 지팡이 짚고 왔네
그대들 어찌 알리 이 크신 임의 은택恩澤
취흥도 봄날 같아라 돋고 돋고 또 돋네
* 化日曲 : 洛南軒 養老宴 자리에 지어올린 우의정 채제공의 악장.
* 임의 恩澤 : 慈宮(혜경궁 홍씨)의 은혜와 덕택.
* 洛南軒 養老宴 자리에서 당시 우의정이었던 번암 채제공 할아버지가
지어 올린 악장 <化日曲>을 樂師 2인이 동쪽과 서쪽 섬돌에 오른 후
기둥 밖으로 나와 멈춘 뒤 북쪽을 향해 노래 부름.
<化日曲>
樊巖 蔡濟恭
길고 긴 봄날 지팡이 짚고 늙은이들 천천히 오네
조정에서 뽑힌 신하도 있고 시골에서 온 노인들도 섞여 있구나
노인들 헝클어진 누런 머리칼 임금님이 웃으면서 바라보시네
그대는 어찌 알리 慈宮께서 내린 은덕인 것을
하늘의 복을 받은 우리 慈宮 어느새 회갑을 맞으셨네
그 교화 두루 펼쳐져 집집마다 나이많은 늙은이네
임금님 어버이뜻을 받들어 조상묘소를 찾아왔네
성대한 연회를 드리니 한 고을이 온통 그 은혜를 입도다
노인들 실컷 먹고 취하여 절하며 나름대로 정성을 바치네
바치는 정성이 무엇인가 부디 오래 사시라고 비는 것일세.
<엿새쨋날-4> 득중정 어사得中亭 御射
횃불을 밝히시고 궁도弓道에 임하시매
육십중六十中 오십일시五十一矢 신궁神弓의 경지로다
매화포梅花砲 터뜨리고서 함께 즐겨 하시네
* 六十 中 五十一矢 : 1795년 윤2월 14일 오후, 정조의 득중정 활쏘기 성적.
- 유엽전 6순(30발)에 24矢.
- 소포 5순(25발)에 24矢.
- 장혁 1순(5발)에 3矢.
* 梅花砲 : 불꽃놀이도 할 수 있는 화약무기의 일종으로 땅에 화약을 묻어
놓았다가 이를 터뜨려 불꽃을 만드는 포.
<일곱쨋날-1>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을 지나
장안문長安門 지나거니 용지龍池가 눈앞이요
누대樓臺를 바라보니 훨훨훨 하늘이라
날렵한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이 날아갈 듯 하여라
* 長安門 : 수원 화성의 4대 누문 중 북쪽 樓門
* 龍池 : 龍淵. 방화수류정 아래 화홍문 옆에 자리한 연못.
* 訪花隨柳亭 : 1794년 수원성곽 축조시 華城의 동북쪽에 세운 누각.
합각을 세우고 팔작지붕을 씌워 날아갈 듯 날렵한 정자.
뜻 / 꽃을 쫓고 버들을 따라가는 아름다운 정자.
* 正祖께서 乙卯年 윤2월 15일 丁酉日, 華城園幸을 마치고
還御길에 오르시다.
<일곱쨋날-2> 귀로풍경歸路風景
들길에 들어서면 봄빛이 파릇파릇
솔길에 들어서면 솔빛이 푸릇푸릇
고을길 고을길마다 웃음꽃도 피었다
* 園幸乙卯, 윤2월 15일 아침. 華城을 출발한 還御行列이 각 고을을
지날 때마다 많은 백성들이 나와 배웅하다.
* 正祖임금이 환궁길에 광주부윤, 시흥현령, 과천현감을 불러 각
고을의 문제점과 백성들의 어려움을 묻고 해결해 주다.
<일곱쨋날-3> 시흥행궁始興行宮
사근평肆覲坪 행궁行宮에서 점심을 자시옵고
시흥현始興縣 행궁行宮에서 잠자리 드셨나니
원행園幸길 마지막 밤엔 소쩍새도 쉬잔다
* 肆覲坪 行宮 : 肆覲站行宮. 沙斤川의 별칭
* 始興縣 行宮 : 현재 始興官衙터에 자리잡았던 始興行宮.
정조대왕의 을묘년 園幸시 가고오며 하룻밤씩
居하셨던 행궁.
<여덟쨋날-1> 지지대遲遲臺
부역負役을 덜어주니 이름도 시흥始興이요
가는 길 붙잡으니 그 이름 지지대遲遲臺라
눈시울 뜨거워짐은 예나 제나 같아라
* 負役 : 백성이 책임지고 하는 公役. 정조께서 시흥행궁을 출발하기
전에 요역을 경감해주고 戶役의 폐단을 제거해 주심.
* 遲遲臺 : 그동안 正祖께서는 현륭원을 참배했다가 彌勒峴 에 이르
면 말에서 내려 현륭원쪽을 바라보며 길을 떠나지 못했는데
이 날 正祖께서 고개위에 있는 臺의 이름을 '遲遲臺'라 命名.
* 園幸乙卯 여덟쨋날, 윤2월 16일 환궁길에 彌勒峴 臺를 <遲遲臺>로 命
名하시다.
<여덟쨋날-2> 격쟁擊錚
어느새 노량露梁인가 징소리 쟁쟁하다
백성의 억울한 일 일일이 들어주니
임일레 우리 임일레 친애親愛하는 임일레
* 擊錚 : 억울한 일을 당한 백성이 임금의 거동길에 징이나
꽹과리를 쳐 직접 하소연하던 제도.
* 露梁 : 露梁行宮.
* 조심태가 인솔하는 장용외영 군사들은 진목정교까지 수행
하고 되돌아 감.
* 광주, 시흥, 과천에 배치된 척후복병들은 행차가 지나가면
순차적으로 해산.
<여덟쨋날-3> 배다리舟橋를 건너다
천승千乘의 힘이신가 만승萬乘의 힘이신가
교배선橋排船 서른여섯 척隻 호위선 열두 척隻으로
한강漢江을 건너가시니 천승지법天乘之法이샷다
* 千乘 : 1,000대의 兵車. 혹은 그 정도의 힘을 가진 임금.
* 萬乘 : 10,000대의 兵車. 天子의 자리.
* 橋排船 : 舟橋의 바탕이 되는 배. 앞과 뒤를 교호로 배치함.
* 護衛船 : 人馬가 舟橋를 건널 때 안전사고를 막기위해 보호
임무를 띈 배.
* 天乘之法 : 해탈에 이르는 다섯가지 탈것(五乘) 중 하나로 수행자를
태워 하늘에서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敎法.
* 正祖임금 舟橋司 설치
- 이전에 임금이 한강을 도강할 때에는 400~500 척의 배를
동원하여 舟橋를 설치하므로써 국고를 낭비하고 백성들의
생활에 많은 불편을 주는 등 폐단이 컸었음.
- 1793년(정조 17년) 어명으로 舟橋司 설치.
- 한강 배다리 설치 세부 운영 조목 44항 확정
- 園幸乙卯 水原行次時 橋排船 36척, 左右護衛船 12척으로
舟橋 건설.
- 많은 비용을 절감하고 백성들에게 주던 폐회를 덜어줌.
* 園幸乙卯 여덟쨋날 윤2월 16일 오후에 園幸乙卯 行列이 한강
노량진 배다리를 건너 還宮하다.
<後記-1> 배다리舟橋 해체
창덕궁昌德宮 드옵시고 곧바로 해체解體하니
막혔던 한강뱃길 단숨에 뚫렸어라
배 타고 오르내리니 삼남三南 인심人心 다 난다
* 三南 :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총칭.
* 정조임금이 창덕궁으로 환어하신 그 이튿날, 윤2월 17일에
배다리를 해체하여 삼남지역의 조운을 재개하다.
<後記-2> 정리소整理所 폐지廢止
윤이월 십구일에 정리소整理所 폐지하고
수행한 장졸들을 춘장지春塘臺로 불렀어라
호궤犒饋로 위로하노니 천세千歲소리 드높다
* 整理所 : 을묘년 정조대왕 수원행차 주관부서.
* 春塘臺 : 창덕궁 후원 영화당(부용지 옆) 앞의 넓은 마당터.
과거를 보던 자리.
* 犒饋 : 공을 세운 군사들에게 음식을 베풀어 위로함.
* 을묘(1795)년 윤2월 19일 : 정리소 폐지
* 을묘(정조 19)년 윤2월 21일 : 정조를 수행한 장수와 병졸을 춘장대로
불러 음식을 베풀어 위로함.
* 을묘(1795)년 3월 13일 : 춘당대에서 각 군영의 군사들을 뽑아 무예
시험을 보고 상을 내려 사기를 진작시킴.
<後記 - 3> 을묘정리곡乙卯整理穀 시행施行
알뜰히 집행하여 담겨진 이만냥을
전국에 내려보내 골고루 나눠주니
효孝로써 시작한 원행園幸 의義와 치治로 마치네
* 乙卯整理穀 : 원행을묘 행사경비를 쓰고 남은 돈 2만냥을 皮穀으로
매입하여 전국 300개 군현의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눠
주어 백성과 더불어 잘 사는 바탕이 되게 한 곡식.
(종자의 밑천과 식량이 되도록 皮穀으로 나누어 줌)
<後記 - 4>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 편찬編纂
행차行次를 뽑아내니 갖가지 기록이요
그것을 그려내니 최초의 의궤儀軌로다
만백성 보듬어 안고 천년만년 가잔다
<園幸乙卯整理儀軌 編纂 및 配布>
- 1795년 을묘년(정조 19년) 윤 2월 18일 의궤청
당상 임명 / 서용보, 이만수, 윤행임.
추가 임명 / 민종현, 서유방, 이시수, 정민시.
- 윤 2월 28일 : 주자소에 의궤청 설치
- 당년 5월 1일 낭청 임명 / 이시원, 김근순, 유명표.
- 당년 5월 1일, 정리통고 편찬 완료.
- 당년 8월 15일, 교정 완료. 의궤 인쇄(담당 윤행임)
- 당년 11월 2일 ~ 1796년 3월 16일, 목활자인 생생자
字本으로 한 정리자 30만자 주조.
(황동 1,400근, 주철 600근, 유철 250근 사용)
- 1797년 3월, 정리의궤 간행.
- 1798년 4월 10일 정리의궤 인출, 혜경궁과 정조에게
진상하고, 102건 배포.
10권으로 구성(권수 1권, 본집 5권, 부편 4권).
- 1798년 4월 10일, 정리의궤 공로자 포상
. 총리대신 : 좌의정 채제공 / 숙마 1필.
. 교정당상 : 좌참찬 정민시, 병조판서 이시수,
행호군 서용보 이민수, 행부호군 윤행임
/ 대표피 1령.
. 의궤당상 : 평안도사 민종현 / 녹피 1령.
. 정리당상 : 행대호군 서유방 / 녹피 1령
. 낭청 : 행부호군 이시원 / 승급, 부사과 김근순
/ 이미 승급하여 상현궁 1장.
. 감인각신 : 검교직제학 이민수 / 표피 1령,
원임직각 김조순 / 녹피 1령,
초계문신 조석종 / 6급 승급,
초계문신 김근순, 신 순, 홍석주 / 중녹피 1령
* 수원화성박물관 특별기획전 <정조, 8일간의 수원행차>
의궤展을 보고 시조 34首를 읊다.
(전시기간 : 2015. 10. 6 ~ 12. 6),
(작시기간 / 2015. 11. 11 ~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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