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시조 3863

배롱나무 꽃

배롱나무 꽃 구슬비 몇 방울에 촉촉히 젖은 그대 풀숲에 떨어져도 포도(鋪道)에 떨어져도 화무(花無)는 십일홍(十日紅)이란 말 아예 잊고 살더이다 * 초가을 구슬비가 후두둑 떨어진날, 우산을 받쳐들고 무심코 걸어가다가 인도에 떨어져 있거나 풀숲에 떨어져 있는 배롱나무 꽃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여전히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을 때처럼 불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