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초 설악초(雪嶽草) 초가을 돌틈새로 하얗게 피어난 꽃 고향이 설악(雪嶽)이라 붉을 줄 모르는가 아니요 눈속에 파묻혀 붉을새가 없었다오 * 요즈음엔 어디를 가나 새하얀 雪嶽草가 만발하고 있다. 줄기도, 잎도, 꽃도 흰눈 속에 파묻힌 채...(2023. 9. 25) 해월의 시조/시조 2023.09.25
아직은 새파랗다 아직은 새파랗다 서늘해 서늘해도 아침저녁 서늘해도 푸르러 푸르른 잎 아직은 새파랗다 저 잎새 물들기 전에 첨벙첨벙 놀아보세 * 아침에 창문을 여니 눈앞에 펼쳐진 대자연이 아직은 새파랗다. (2023. 9. 24) 해월의 시조/시조 2023.09.24
분꽃이 피던 날 분꽃이 피던 날 삼베옷 고이 접어 머리맡에 놓아두고 주묵(朱墨)을 살짝 찍어 선(線) 하나 그었더니 붉은 점 찍기도 전에 일편단심(一片丹心) 되었소 * 가을길을 걸어가다 우연히 만난 그대, 나에게는 분꽃이었다.(2023. 9. 21) 해월의 시조/시조 2023.09.21
가을비 내리는 날 가을비 내리는 날 가을비 내리는 날 숲 속을 뛰쳐나와 쏟아지는 빗줄기를 온몸으로 받아낸다 누구라 불타는 저 마음을 식혀줄 수 있으랴 * 가을비 내리는 날, 공원을 거닐다 보니 꽃사과나무 한 그루가 빗줄기에 온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2023. 9. 13, 저녁 때) 해월의 시조/시조 2023.09.14
도토리 도토리 도톨하게 튀어나와 도토리 되었단가 멧돼지 양식이라 도톨이 되었단가 이 가을 떨구어 놓고 주워가라 하시네 * 아? 벌써 가을이다. 온 산에 참나무요, 온 산에 도토리다. 도토리의 어원은 '돼지(돝)가 먹는 밤(도톨밤)'라 한다. (도토리 사진을 보며. 2023. 9. 10) 해월의 시조/시조 2023.09.10
배롱나무 꽃 배롱나무 꽃 구슬비 몇 방울에 촉촉히 젖은 그대 풀숲에 떨어져도 포도(鋪道)에 떨어져도 화무(花無)는 십일홍(十日紅)이란 말 아예 잊고 살더이다 * 초가을 구슬비가 후두둑 떨어진날, 우산을 받쳐들고 무심코 걸어가다가 인도에 떨어져 있거나 풀숲에 떨어져 있는 배롱나무 꽃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여전히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을 때처럼 불타오르고 있었다. 해월의 시조/시조 2023.09.09
오늘은 비 오는 날 오늘은 비 오는 날 우산을 받쳐들고 연지(蓮池)에 나가본다 꽃망울 여는 소리 빗방울 떠는 소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짝을 찾아 나선다 * 비오는 날 아침, 관곡지에서. (2023. 8. 28) 해월의 시조/시조 2023.08.28
연잎효과 연잎효과 은녹색 소댕 위로 빗방울 굴리시니 한여름 무더위를 굳세게 버틴게야 한 생명 다하는 날까지 꽃을 피워 드린게야 * 관곡지에서. (2023. 8. 27) 해월의 시조/시조 2023.08.27
갈빛 해바라기 갈빛 해바라기 꽃판을 틀어가며 정열을 불태운 너 검게도 타는 속을 님에게 들킬세라 회광경(回光鏡) 꽃 그늘 속에 숨어들고 말았네 * 回光鏡 : 햇빛을 반사경으로 반사하여 일정한 방향으로 보내는 광학장치 * 시흥 장현천변에서(2023. 8. 26) 해월의 시조/시조 2023.08.26
햇살이 파고드니 햇살이 파고드니 햇볕을 쪼이나니 온기가 살아나고 햇살이 파고드니 생명이 꿈틀댄다 누구라 아름다운 전통을 구식이라 했는고 * 2023 중앙회화대전에 출품된 장미현 화백의 아크릴화 앞에서. (전시 : 2023.8.9~8.15, 한국미술관). 해월의 시조/시조 2023.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