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판기
조판기(肇判記) / 해월 채현병 하늘 땅 뒤엉켜진 거대한 저 덩어리 혼돈의 세계에서 시작도 끝도 없다 오로지 새날의 기쁨을 누리려 할 뿐이다 우주를 갈라치니 음양의 시작이요 하늘 땅 경계에선 물불이 요동친다 우주여 깨어나소서 신통(神通)하게 하소서 일월(日月)이 빙빙 돌아 밤낮을 바꿔 갈 제 어둠 속 빛이려니 하늘 뜻 그대로다 곧고도 밝은 기운이 온 누리에 번진다 하늘과 땅 사이에 만물이 태어나고 뭇 생명 한가운데 사람이 태어나니 스스로 다 갖추고서 주재토록 했어라 하늘에 가득한 별 제 자리 잡아주고 천부인(天符印) 갖추고서 이 땅에 임하시니 아아아 만세후생(萬世後生)에 밝은 빛이 되도다. *조판기(肇判記) : ‘북애자(北崖子)’가 지은 규원사화(揆園史話) 속 창세신화(創世神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