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오늘의 시조 518

오늘의 시조 (9월 - 2)

海月 채현병 2020. 9. 8. 21:07 삼년이 짧다하나 千日을 넘기는데 千日間 붉게 타니 이 무슨 조화인가 행여나 千一夜話를 모두 듣고 가려나 * 千日紅 海月 채현병 2020. 9. 10. 09:07 정현수 도예전(陶藝展) 지난해 여름인가 붉게도 피어난 날 불가마 고온 속에 온몸을 내던졌지 한쪽 팔 떼어내고도 또 바치려 했었지 지난해 가을인가 약속을 깨뜨린 날 풍화토(風化土) 그 안에서 잡티를 골라냈지 괜찮아 괜찮아하며 이 마음을 달랬지 그것이 애상(哀傷)인가 빚고 또 빚었던 날 지나온 궤적 속에 상흔(傷痕)을 묻어뒀지 그것이 돌올(突兀)이 솟아 불태울 줄 몰랐지 용광로 그 안인가 미움이 용해(溶解)된 날 이 생명 불어넣고 영원을 빌었었지 융용(融溶)도 융합(融合)인 것을 그땐 정말 몰랐지 *202..

오늘의 시조 (9월 - 1)

海月 채현병 2020. 8. 29. 22:38 혼탁한 세상이라 밝은 곳 찾다보니 광명을 찾으려면 두 눈을 맡기란다 한쪽 눈 우선 맡기니 두고보자 하신다 * 백내장 수술 1 海月 채현병 2020. 8. 30. 22:59 네모꼴 귀 죽여서 파놓은 움집터에 간간이 놓인 의자 물돌이 아닌데도 수천년 갈아놓은 듯 반들반들 하여라 * 선사유적공원 돌의자 海月 채현병 2020. 8. 31. 23:17 추골풀 아니랄까 指壓볼 닮아 있고 頭花로 꽃피우니 절굿공이 그대로다 꽃빛도 藍紫色이니 이 가을에 어쩔꼬 * 절굿대 꽃 海月 채현병 2020. 9. 2. 20:26 춤사위 일 때마다 쟁강쟁강 나는 소리 부딪혀 나는 소리 댕강댕강 맑은 소리 響鈸舞 劍器舞까지 이 꽃 속에 다 있네 * 댕강나무 꽃 海月 채현병 2020. 9...

오늘의 시조 (8월 - 4)

海月 채현병 2020. 8. 20. 22:18 形形色色 비단잉어 제 멋에 겨웠는데 앞장서면 또 어떻고 뒤따르면 또 어떠리 血統은 부질없어라 사랑밖엔 난 몰라 * 초가을 비단잉어 海月 채현병 2020. 8. 21. 12:20 겨울 문 들 때마다 푸르던 저 잎새들 여름 문 들어서도 그 기상 그대로다 꽃대를 밀어올리며 푸른 꿈을 꾸잔다 * 麥門冬 꽃 海月 채현병 2020. 8. 23. 12:37 조망권 주장할 때 소음관리 앞세울 때 일거에 양득이면 이보다 좋을손가 휘어진 투명방음벽으로 일조권까지 푸시네 * 透明防音壁 海月 채현병 2020. 8. 23. 16:54 구름이 흘러가면 덩달아서 둥실둥실 바람이 불어오면 덩달아서 흔들흔들 갯골배 타고가듯이 둥둥 떠서 다녀요 *흔들전망대 海月 채현병 2020. 8. 24..

오늘의 시조 (8월 - 3)

海月 채현병 2020. 8. 11. 17:17 끝없이 펼쳐지는 이인문(李寅文)의 강산무진(江山無盡) 건너면 또 산이요 넘으면 또 강이라 한 백년(百年) 그린다 해서 다 그릴 수 없어라 * 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17 海月 채현병 2020. 8. 12. 22:35 成均館 높이 세워 釋奠을 행하시니 均之法 펼치시어 調律케 함이로다 館長님 높으신 뜻도 이와같지 않으리 * 成均之法 海月 채현병 2020. 8. 13. 11:31 기쁨이 차오를 때 운주사 와불되어 슬픔이 차오를 때 비로소 꽃이 되어 난 분분 變容의 미를 바라보고 계시네 * 최순향의 행복한 저녁 海月 채현병 2020. 8. 13. 23:34 춤길이 꽃길인가 꽃길이 춤길인가 내딛는 걸음마다 펼치는 사위마다 歌舞樂 하나로 묶어 훨훨 날게 하시네 * 임수정..

오늘의 시조 (8월 - 2)

海月 채현병 2020. 8. 7. 13:21 노송의 그늘아래 누각이 세워지고 버들의 그림자에 낚싯대 드리운다 나도야 유수체(流水體) 흘려 시 한 수를 띄우리 * 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8 海月 채현병 2020. 8. 7, 22:08 桃源境 어디메오 여기가 거기로세 性理學 바탕위에 實學이 춤추나니 礬頭皴 펼쳐둔 곳에 桃花梅花 다 피거다 * 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9 海月 채현병 2020. 8. 7. 23:50 흥정을 하는 시간 말들의 휴식시간 승강기 가동하여 물자를 퍼올리니 아아아 신기하여라 별천지가 따로 없네 * 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10 海月 채현병 2020. 8. 8. 11:21 쌍 줄기 천길폭포 찰나를 이어가도 거대한 물줄기가 온 산을 꿰뚫어도 나는야 저 계단 밟고 느짖느짖 오르리 * 李寅文 筆 江山無..

오늘의 시조 (8월 - 1)

海月 채현병 2020. 8. 1. 15:27 점점이 찍은 點들 줄줄이 꺾인 線들 이 강산 그려넣고 이 겨레 그렸건만 이 내 눈 까막눈이라 餘白만 바라보네 * 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1 海月 채현병 2020. 8. 2. 09:59 披麻皴 皴法으로 骨氣를 드러내고 馬遠樹法 하나로도 鐵氣를 내뿜는다 그러니 저 단풍잎이 타지않고 배기리 * 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2 海月 채현병 2020. 8. 2. 15:09 斧劈皴 岩盤위에 樓閣을 세워놓고 仙境을 바라보니 神仙이 따로 없다 굽어진 老松들마저 벼랑길을 타누나 峻嶺을 넘어가니 곳곳이 明堂이요 집집이 둘러보니 모두가 別墅로다 흐르는 물소리마저 솔바람을 타누나 * 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3 海月 채현병 2020. 8. 2. 22:47 雙峯이 솟아오른 아담한 마을 어귀 강기..

오늘의 시조 (7월 - 4)

海月 채현병 2020. 7. 26. 20:56 御筆로 명하시니 大公史筆 네 글자요 藝文館 벽에 거니 오로지 公正이라 스스로 두려워하여 바로잡게 함일레 * 朝鮮王朝實錄 海月 채현병 2020. 7. 27. 12:09 墨筆로 담은 百書 過失이 따로 없다 紅布로 감싸시어 櫃안에 모시오니 靑史를 오르내리며 公正하게 함일레 * 實錄櫃 海月 채현병 2020. 7. 27. 20:21 龍鈕도 龍鈕나름 大韓帝國 皇帝之寶 尊嚴도 다 버리고 그 자취 감추더니 한 甲子 돌고돌아서 체면치레 하셨네 * 國璽 皇帝之寶 海月 채현병 2020. 7. 29. 03:11 기원전 저 띠고리 靑銅製 저 띠고리 제 목줄 걸어놓고 제 허리 잡아매듯 긴 세월 부여잡고서 놓아줄 줄 모른다 * 청동 호랑이모양 띠고리 海月 채현병 2020. 7. 29...

오늘의 시조 (7월 - 3)

海月 채현병 2020. 7. 19. 14:27 저녁에 피었다가 아침에 지고마는 그대는 夜生花요 우리집 夜生花요 짧아서 건너뛰고마는 한여름밤 꽃이라오 * 분꽃 海月 채현병 2020. 7. 20. 11:29 비칠듯 안 비칠듯 감싸 쥔 물자락에 숨겨진 물살들이 비명을 내지른다 날개옷 움켜쥔 채로 애간장을 태운다 * 인공폭포 1 海月 채현병 2020. 7. 20. 20:54 千峯을 오르는 길 秘境을 자아내고 萬壑을 내리는 길 淸聲曲 쏟아낸다 그 누가 저 깊은 境을 百景이라 했던가 * 人工瀑布 2 海月 채현병 2020. 7. 22. 10:36 점점이 피어난 꽃 갯가에 해당화 꽃 연자주 꽃잎속에 첫사랑 감춰두고 鹽夫님 웃음속으로 빠져들고 마시네 * 갯가에 해당화 꽃 海月 채현병 2020. 7. 23. 06:52 기..

오늘의 시조 (7월 - 2)

海月 채현병 2020. 7. 11. 13:41 님께서 계셨기에 이 나라 여기 있고 이 작은 가슴들을 불태울 수 있습니다 이 나라 영웅이시여 고이고이 잠드소서 * 백선엽 장군 영면소식을 듣고 海月 채현병 2020. 7. 12. 12:45 솜털에 싸인 모습 앵초라 볼라치면 빼꼼히 내민 얼굴 한 말씀 하시려다 새벽길 밝혀주면서 다녀오라 하신다 * 앵초초롱꽃 海月 채현병 2020. 7. 13. 10:41 白居易 紫陽花로 그림자 드리운 날 물소리 바람소리 잎새를 지나는데 그 누가 無性花라 하리 저리 잡아 끄는데 * 떡갈잎수국 海月 채현병 2020. 7. 14. 20:57 백선엽 장군님의 국민장 분향소에 조문객 일원으로 차례를 기다린다 님의 뜻 높은 그 뜻을 기리면서 살리라 * 별이 지다 海月 채현병 2020. 7..

오늘의 시조 (7월 - 1)

海月 채현병 2020. 7. 1. 14:29 雨水節 빗줄기에 온몸을 내맡기고 春分節 마파람에 몸부림 치시더니 夏至節 햇살을 따라 탱글탱글 하네요 * 靑梅實 海月 채현병 2020. 7. 3. 13:07 一松亭 오르시어 평생을 바치신 님 絶命詩 부르시며 꽃처럼 지셨어도 四百年 긴긴 세월이 돌꽃속에 핍니다 * 一朶紅之壇 海月 채현병 2020. 7. 3. 18:51 그 님의 그 孫이라 정성이 남다르다 비문을 새겨넣고 영원을 기리시니 드넓은 잔디밭까지 비단같이 고와라 * 沈喜壽 墓域에서 海月 채현병 2020. 7. 4. 21:44 살며시 창을 열고 들어온 님이시여 凸月로 치닫더니 어느새 明月일레 旣望에 든다고 해서 멀리 할 수 있으랴 * 오월 幾望 海月 채현병 2020. 7. 6. 10:40 반쯤만 열리거니 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