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시조/오늘의 시조 518

오늘의 시조 (12월 = 1)

海月 채현병 2020. 12. 1. 08:07 하 벌써 겨울인가 얼음이 저리 얼고 꽁꽁 언 저 틈새로 氷光이 번쩍인다 끝없이 沈潛하고도 하늘끝을 쑤신다 * 氷光의 계절 海月 채현병 2020. 12. 2. 11:35 새빨간 저 빛깔은 진짜가 아니래요 꽃싸개 물들여서 사기친 것이래요 늦게 핀 새하얀 꽃이 진짜진짜 꽃이래요 * 새빨간 거짓말 海月 채현병 2020. 12. 3. 14:46 서울을 중심으로 도도히 흐른 물결 靑丘의 永言인가 海東의 歌謠인가 수백년 내리 흘러도 마를 새가 없어라 * 변진심 경제시조 전수소에서 海月 채현병 2020. 12. 5. 15:28 저 작은 안개꽃도 겨울에 접어들면 밤안개 걷어내고 불같이 타오르나 긴긴 밤 들기도 전에 발그레레 물든다 * 분홍 안개꽃 海月 채현병 2020. 12..

오늘의 시조 (11월 - 3)

海月 채현병 2020. 11. 21. 12:48 字素를 만드시니 세종의 슬기이고 三聲을 풀어내니 세종의 지혜로다 合字로 또 엮고 엮으니 펼치려는 뜻일레 * 板本體를 보며 海月 채현병 2020. 11. 21. 21:29 보랏빛 동화나라 보석을 찾아가듯 자수정 바람따라 가을이 가나보다 소나타 반주를 타고 풀잎따라 가나보다 * 가을 sonata 海月 채현병 2020. 11. 22. 14:34 獨女穴 혈자리에 우뚝 솟은 회화나무 언제나 꿋꿋하여 제자리 지키더니 세월은 어쩔 수 없나보다 뚝뚝 떨고 있느니 * 獨女穴 회화나무 海月 채현병 2020. 11. 23. 17:01 빗방울 한 방울에 수면이 일렁이고 사랑한단 한마디에 천하가 내 안이다 하물며 함께 녹아진다면 무슨 말이 필요해 * ceramics 海月 채현병 ..

오늘의 시조 (11월 - 2)

海月 채현병 2020. 11. 12. 10:04 하루도 빠짐없이 넘어가는 해넘이 길 半 날을 채우고서 또 半 날을 비우려니 싫증이 날만도 하지 힘들기도 하겠다 * 해넘이 길 海月 채현병 2020. 11. 13. 09:11 한밤에 내비치니 映山紅 꽃빛이요 늦가을 밝히시니 映山紅 단풍이다 저리도 활활 태울 땐 西施라 하면 어떠리 * 映山紅 단풍 海月 채현병 2020. 11. 14. 11:12 가지도 쳤었지요 옹이도 생겼지요 오뉴월 햇살아래 용틀임도 했었지요 이제는 찬바람 만나 낙엽지고 있어요 * 어느 老木의 辯 海月 채현병 2020. 11. 16. 14:09 철망에 갇혀진 채 높높이 오르신 님 무엇이 그리워서 게 까지 오르셨소 가을빛 이미 물들어 팔랑대고 있다오 * 마삭줄 한 줄기여 海月 채현병 2020. ..

오늘의 시조 (11월 - 1)

海月 채현병 2020. 11. 4. 11:05 심지에 불 댕기면 그리도 타는가요 봄 여름 다 보내고도 태울 수 있는가요 이 가을 다 가기전에 나도 태워 볼래요 * 단풍 海月 채현병 2020. 11. 5. 13:14 神格에 드셨는가 반계리 木靈께서 갈 때를 미리 알아 황금빛 뿌리시며 신 새벽 그 짧은 새에 脫衣式도 마치셨네 * 반계리 은행나무 海月 채현병 2020. 11. 7. 09:10 보리밭 그 속에서 보릿단 그 안에서 이리도 고운 빛깔 이리도 찬란하게 이 눈길 잡아끌면서 다가올 줄 몰랐네 * 麥稈漆器函 1 海月 채현병 2020. 11. 7. 12:59 빛 따라 여는 각도 삼백예순 각이라도 결 따라 여는 빛은 한 평생 외길이다 빛나도 이리 빛나면 한눈 팔지 않으리 * 麥稈漆器函 2 海月 채현병 2020..

오늘의 시조 (10월 - 4)

海月 채현병 2020. 10. 25. 10:02 새파란 하늘 위로 솟구친 저 裂片들 대왕의 풍모로도 어쩔 수 없나 보다 缺刻이 저리 깊으니 에이는 속 어이리 * 이 가을 대왕참나무 海月 채현병 2020. 10. 26. 23:47 한밤중 밤하늘에 반달은 떠 있는데 온다던 우리 님은 기척도 없으시네 이 내 속 끓어 넘치고 나면 그제서야 올려나 * 한밤중 戀歌 海月 채현병 2020. 10. 29. 19:29 점 하나 콕 찍으면 빙점일까 융점일까 점 두셋 더 찍으면 墨筆이 뚝뚝 떨 듯 펑면을 뛰어넘어서 心眼까지 흔든다 * 황문성의 흑백농담 海月 채현병 2020. 10. 30. 11:03 높높은 산봉우리 하늘에 띄워놓고 아득한 낭떠러지 눈 아래 떨어뜨려 이 가을 傲霜孤節을 느껴보고 싶어라 * 국화분재 석부작 海月..

오늘의 시조 (10월 - 3)

海月 채현병 2020. 10. 15. 16:44 등황색 주황빛에 알알이 영근 사랑 매력이 흘러넘쳐 불꽃이 되었단가 꽃보다 예쁜 모습으로 이 내 간장 다 태운다 * 피라칸사 海月 채현병 2020. 10. 15. 20:22 한줄기 빛이었던 시인의 우주공간 콩나물 한 움큼으로 춘란화 한 포기로 물오른 고랑을 따라 화려하게 수를 놓네 * 김지운의 '내 영혼에 수를 놓다' 海月 채현병 2020. 10. 17. 08:36 연잎(荷葉)을 녹여내어 접시에 담으셨나 벽옥(碧玉)을 가루내어 물반죽 하셨던가 얇게도 빚은 손길에 그대인가 했어라 * 하얀 겹접시꽃 海月 채현병 2020. 10. 17. 10:00 지금은 봉긋봉긋 사랑을 가꾸지만 내일은 반짝반짝 자태를 뽐내겠지 이내 곧 찬서리치면 내 안에도 들어 주 * 세잎 돌나..

오늘의 시조 (10월 - 2)

海月 채현병 2020. 10. 7. 18:33 푸르디 푸른 빛깔 높높이 차오르고 푸르디 푸른 잎새 땅빛을 머금나니 가을은 가을인가보다 구름 한 점 없구나 * 가을은 가을인가보다 海月 채현병 2020. 10. 9. 22:08 저 높은 가을하늘 저리도 푸르른데 그 아래 연잎들은 왜 저리 추레한가 갈바람 우는 소리에 맥도 추지 못한다 * 갈바람 우는 소리에 海月 채현병 2020. 10. 10. 11:56 제왕의 권위로써 수면을 지배하니 누구라 저 위용을 꺾을 수 있으리오 오로지 물가에 앉아 기다릴 수 밖에요 * 빅토리아 연꽃 海月 채현병 2020. 10. 11. 10:30 좋은 꿈 꾸셨던가 아침 일찍 깨어난 님 배시시 웃으시며 몸단장 하시더니 대문을 열어젖히며 손님맞이 하란다 * 睡蓮 아씨 海月 채현병 202..

오늘의 시조 (10월 - 1)

海月 채현병 2020. 9. 27. 13:38 드높은 가을하늘 바람에 흔들려도 삼색혼 불태우는 코스모스 혼령이여 우주를 하나로 묶어 다가가게 하소서 * 코스모스 혼령이여 海月 채현병 2020. 9. 27. 16:41 저 언덕 바라기가 고개를 수그렸네 님께서 하도 높아 님께서 하도 밝아 천성이 해바라긴데 바람탓만 하시네 * 어느 해바라기의 변 海月 채현병 2020. 9. 28. 09:17 늦게 핀 해당화가 해맑게 웃고 있다 꽃술을 드러내고 환하게 웃고 있다 티 하나 묻히지 않고 죽여주고 있었다 * 늦게 핀 해당화 海月 채현병 2020. 9. 29. 09:14 아무리 어두워도 아무리 캄캄해도 은하수 꽃길따라 밤에도 꽃이 핀다 여명을 기다리면서 밤에도 꽃은 핀다 * 밤에도 꽃은 핀다 海月 채현병 10. 1. ..

오늘의 시조 (9월 - 4)

海月 채현병 2020. 9. 21. 16:35 한 줄기 바람에도 까르르 까르르르 한 줄기 햇살에도 까르르 까르르르 대로변 가로등 따라 까르르르 까르르 * 코스모스 海月 채현병 2020. 9. 22. 18:00 추분이 지나거니 자위가 벌써 들고 바람이 건듯부니 밤송이 절로 번다 토도독 떨어질 때면 알암분다 하겠지 * 햇밤 海月 채현병 2020. 9. 22. 22:41 적자색 줄기끝에 가을을 매달고서 이야기를 엮어가는 홍자색 꽃송이여 그대를 개여뀌라 하니 분하기도 하겠다 * 개여뀌를 보며 海月 채현병 2020. 9. 23. 10:31 光千의 빛이런가 환희의 빛이런가 물 바람 일으키어 꽃으로 승화하니 온갖 새 날아들어서 천지호를 채운다 * 조선백자 천지호 海月 채현병 2020. 9. 24. 09:29 어느새 ..

오늘의 시조 (9월 ~ 3)

海月 채현병 2020. 9. 16. 10:48 이만하면 어때요 힘차게 놀린 붓길 붓따라 눈길따라 하늘길 열어놓고 이 가을 푸른 기상을 노래하고 싶었죠 * 어느 노송도 海月 채현병 2020. 9. 17. 10:28 한 방울 햇살속에 스며든 가을바람 연잎에 앉았다가 꽃잎에 앉았다가 옷자락 잡아당기며 훨훨 날아 보자네 * 가을바람 海月 채현병 2020. 9. 17. 16:46 어떡해 나 어떡해 바람이 살랑이네 어떡해 어떻게 해 가슴이 떨려오네 한가위 아직도 먼데 나 어떡해 어떻게 해 * 가을바람 2 海月 채현병 2020. 9. 17. 17:18 불라면 불라하지 더욱 더 불라하지 아무리 불어봐도 아무리 흔들어도 나는야 蓮子씨하고 붙어살고 말꺼야 * 가을바람 3 海月 채현병 2020. 9. 17. 22:10 자줏..